해초 비빔밥 ‘오독오독’ …웰빙 녹차수제비 ‘한 숟갈’

산줄기가 감싸 안은 듯 아늑하고 작은 포구다. 그리 멀지않아 보이는 바다 건너편에도 작은 산이 마주하고 있다. 산으로 둘러 싸인 이 해안은 마치 호숫가 같다. 각각이 다른 푸른빛의 하늘과 산과 바다가 묘하게 어우러진 곳…. 번잡한 도심에서 조금만 밖으로 눈을 돌리면 이런 풍경들을 곧 만날 수 있다. 마산 가포,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한 동해의 정동진과 같은 이름을 가진‘정동진’이다.

   
 
   
 
△ 정동진은 이런 곳
= 가포 유원지를 조금 지나, 가포본동에서 덕동 쪽으로 한 고개를 넘으면 왼쪽 바닷가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는 정동진을 볼 수 있다.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가포날개’라는 지명이 더 익숙할 듯하다. 자가운전으로 경남대학교 앞에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시내버스는 경남대 앞 오거리에서 해운초등학교 방향에 있는 선진빌딩 앞 정류장에서 16-2번과 26-2번이 30분 정도의 간격으로 있다.
정동진은 전통찻집 같다. 흙과 나무로 단장한 아담한 토담집 속에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탁자와 의자, 바닥과 천장, 꽃과 새소리가 만들어내는 편안한 분위기가 바다 풍경과 더없이 잘 어우러진다. 주 메뉴는 우전·세작 등 녹차와 유자차·오미자차·약차·홍삼차·감잎차 같은 전통차다. 칡즙·솔잎·매실·인삼으로 만든 주스와 함께 블루마운틴·헤이즐넛·모카 등의 원두커피, 토마토·바나나·키위주스도 있다. 출출하다면 정동진의 인기 음식인 해초비빔밥과 녹차수제비가 좋다. 전통차와 주스류는 4000원(우전 5000원), 커피는 3000~4000원이고, 해초비빔밥은 7000원, 녹차수제비는 6000원이다.

△ 이런 점이 좋다 = 정동진에서는 창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바닷가 풍경을 벗삼아 마시는 차도 좋지만, ‘웰빙음식’이라고 할 만한 해초비빔밥과 녹차수제비도 일부러 찾아가 먹기에 아깝지 않은 음식이다. 천사채, 미역, 해파리, 가시리, 김 등 5가지 해초를 새콤달콤하고 매콤한 양념장과 함께 밥과 비벼먹는 해초비빔밥은 해초가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재미와 싱그러움을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는 별미다. 녹차수제비는 사람들이 ‘정동진의 해장국’이라고 부를 만큼 시원한 국물이 그만이다. 다시마, 무, 파, 마늘, 새우, 양파 등 각종 재료로 우려내는 국물은 구수하고 담백하다. 밀가루와 고급녹차가루를 일정 비율로 섞어 반죽한 수제비는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쫄깃하고 은근히 녹차 향이 난다.정동진이 생긴 것은 4~5년 전이지만 지금의 주인인 김강자씨가 다시 새단장을 하고 문을 연 것은 올 6월 초다. “전업주부여서 식당경영이나 음식 만드는 기술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어요.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은 정성이고, 음식의 맛뿐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각종 차와 주스는 물론이고 모든 음식은 정성껏 고른 좋은 재료로 직접 만든다. 손자도 있다는 김씨의 넉넉함이 정동진의 편안한 분위기와 맛을 만들었다.
맛과 정성말고도 바다풍경은 정동진의 가장 큰 재산이다. 김씨는 일출도 좋지만 보름 즈음에 달이 뜨는 오후 9시에서 10시 사이가 풍경이 제일 아름답다고 한다. 건너편 산 위로 둥그런 달이 떠오르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고. (055)222-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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