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의회가 워크숍으로 결속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사장단은 내년 시즌 프로야구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해 ‘선수협 파동'이 파국을 향해 치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8개구단 사장단은 26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현 선수협의회가 활동을 계속할 경우 야구활동 중지 등 일련의 중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야구활동 중지란 내년 1월초부터 시작되는 구단별 합동훈련과 해외전지훈련 등을 중단한 뒤 최악의 경우 내년 시즌을 포기하고 직장폐쇄를 선언하는 등의 극단적인 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단은 그동안 야구활동 중지 방안을 여러차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하기는 처음이다.



이와관련, 경기도 용인의 ㈜한국인력개발 맨파워센터에서 워크숍을 열고 있는 선수협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조치”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송진우 회장은 “8개 구단 사장단 회의 결과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구단사장들 마음대로 하고 마는 프로야구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체 가입회원 209명 중 141명이 워크숍에 참가한 선수협은 또 27일 페어 플레이와 선수간 우의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선수헌장을 제정, 발표하고 재정 확보방안을 마련해 사단법인 설립을 가속화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선수협의 사단법인 설립 만큼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종전입장을 되풀이해 양측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날 이사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외부인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현재의 선수협 집행부를 해산하고 선수들만으로 순수한 협의회를 새롭게 구성하면 방출된 6명에 대한 보류권 포기를 철회하겠지만 기존 선수협이 계속 활동할 경우 최악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국프로야구에서는 1972년부터 현재까지 선수 노조의 파업이 5차례, 구단주들의 직장폐쇄가 3차례 있었지만 국내프로야구는 82년 출범이후 단 한번도 중단된 적이 없다. 선수협 워크숍에 참석한 민주당 임종석 의원은 “구단과 KBO가 직장폐쇄 등강경 조치를 들고 나올 경우 동료 의원들과 직접 개입해 파국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중재 의사를 밝혔다.



한편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의 주장 이호성이 선수협의회 가입 의사를 밝혔다. 선수협 대표성 문제로 가입을 반대했던 이호성은 26일 오후 용인 한국인력개발맨파워센터에서 열린 선수협 합동 워크숍장으로 전화를 걸어와 팩스를 통해 선수협가입 신청서를 받았다.



이호성은 “얼마전까지 선수협 가입 선수가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현재로써는 선수협 가입이 대세로 기울었고 팀 주장으로써 행동 통일을 위해 가입하지 않은 선수들과 함께 선수협에 합류할 생각”이라고 심경 변화의 배경을 전했다.



이어 이호성은 "10여명으로 파악되는 선수협 비가입 팀 동료들과 연락을 갖고의견이 수렴되는 대로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성이 가입하면 삼성과 현대를 제외한 나머지 6개 구단 주장들이 모두 선수협에 가입하게 돼 선수협은 대표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서 해태 선수 5명과 LG 선수 1명이 추가로 선수협에 가입,선수협 회원은 종전 209명에서 215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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