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다가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버린 그야말로 `지옥의 시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연초부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기세등등하게 오르던 코스닥 종합지수는 연말 폐장일을 앞두고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닥 종합지수는 지난 3월10일 사상 최고치인 283.44에서 22일 종가 기준으로 52.67까지 무려 81.4%나 폭락했다.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평균 주가도 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지난 2월 말 9만4610원에서 20일 현재 3만6454원으로 62%나 하락했다.

지난해 말 98조원을 넘어섰던 시가총액은 21일 현재 30조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68조원이라는 돈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증권사 객장을 가득 메웠던 `묻지마' 투자자들은 가산을 탕진하고 증시를 떠났으며 일부에서는 `중산층의 몰락'까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 2월 30만원 하던 새롬기술 주식을 3억원어치 사들였다는 한 투자자는 “주가가 6000원대로 곤두박질치면서 남은 돈이 600만원에 불과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음커뮤니케이션 주식은 1월4일 40만6500원에서 21일 현재 1만4900원으로 폭락했으며 한글과 컴퓨터도 5만8900원에서 2660원으로 하락했다.

데이 트레이더들은 물론 초등학생까지 투자에 나서면서 거래소시장을 웃돌던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하반기 이후에는 거래소의 70~80%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A&D(인수후 개발)를 재료로 폭등세를 보인 신안화섬을 비롯해 다산과 신라섬유·코스프·세화 등은 올들어 주가가 100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복하겠다는 욕심으로 이른바 `대박주'를 찾아 나서면서 코스닥시장은 완전 투기판으로 변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기술주들의 거품이 붕괴되고 있는 과정에 있는 만큼 내년에도 코스닥시장에서 반등다운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이 다가온다”고 말하고“내년 3~4월께에는 바이오칩과 환경 관련주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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