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이 무슨 날이더라. 어디서 본 것도 같고 들은 것도 같은데…. 이런 분들이 있다면 이들은 3 15의거도 4 19혁명도 모를 것이 자명하다. 4월 26일은 시장보궐선거일이다.

지금 우리 마산은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극에 달해 있다고들 한다.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렇다.

“경제도 안 좋고 먹고살기 바쁜데 선거는 무슨 선거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인데 누가 시장이 되든 무슨 상관이냐, 나한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표 찍어 봤자 작은 도둑을 큰 도둑 만들어 주는 건데 무엇 때문에 투표를 해야 하느냐, 왜 금쪽 같은 시간에 다른 일을 하면 했지 1년짜리 시장 뽑기 위해 투표를 꼭 해야 하느냐.”

이런 말씀을 하는 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희랍의 민주주의가 사양길에 접어들 무렵을 배경으로 한 희곡 <아카르나이의 사람들>을 보면 그 당시 시민들의 투표에 관한 무관심이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오늘은 민회(民會)의 투표 날인데도 아직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웃 아고라에서 사리사욕을 위해 조잘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고 투표할 것을 권유하는데도 이리저리 피하고 핑계만 대고 투표를 하지 않아 투표소는 한산하기만 하다. 저들이 아테네의 평화와 안정을 자신의 그것 이상으로 생각해보았단 말인가. 아! 나의 조국 아테네는 어디로 가려고 이러는가.’

이처럼 투표에 대한 무관심은 민주주의의 멸망과 비례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나의 조그만 이익을 다른 많은 사람들을 위한 대의(大義)속에 희생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투표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조그만 이익을 희생하는 것이다. 유권자수가 31만명이 넘는 이번 시장보궐선거에서 ‘나 하나쯤’하면서 투표에 빠져 다른 일로 소일하고 철 좋은데 놀러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 지역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의 투표율이 20% 30% 밖에 되지 않는다면 3 15부정선거에 항거해 이 땅에 민주주의의 초석을 세우기 위해 피 흘린 영령들에게 뭐라 말할 것이고, 우리 자식들에게는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민주주의의 산실 마산이 20% 시장, 30% 시장을 가진다면 우리의 자존심은 어떻게 될 것인가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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