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살아 있는 시, 일본어린이들이 쓴 시 〈새끼 토끼〉, 김녹촌 옮기고 엮음 (온누리).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경남도민일보에서는 경남 어린이 글쓰기 큰잔치를 하더군요.

이 어린이 글쓰기 큰 잔치는 지금까지 언론사에서 주최해 왔던 글짓기 대회와는 많은 차이가 있어요.

지금까지 어린이 글짓기는 말 그대로 글을 지어내는 기교를 강조해온 대회라면 글쓰기는 어린이들의 생각을 자유로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죠.

이런 글쓰기는 어른이 되어도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조차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기교 중심의 글짓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죠. 조금 기교는 떨어지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실질적인 글쓰기로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글쓰기를 한 이들이 많지 않았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데, 이때 이웃 일본 어린이들의 글을 살펴보는 것은 일본의 초등 글쓰기 교육과 우리나라의 글쓰기 교육의 차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일본에선 오래전부터 기교 중심이 아닌 아이들의 생활속에서 나오는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는 글쓰기를 해 오고 있는데 특히 저학년 어린이들의 글이 매우 뛰어나답니다.

일본 초등학교 1학년이 쓴 〈새끼 토끼〉를 볼까요.

‘선생님, 그런데요/ 새끼 토끼 말이에요/ 털이 없어도 귀여워요/ 엄마 토끼는 말이에요/ 자기 가슴의 털을 뜯어서/ 새끼토끼에게 덮어 주고 있어요.’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읽는 이가 마치 옆에서 듣고 있는 착각을 불러 올 정도로 자신이 관찰한 것을 잘 표현하고 있지요. 이 책에 실린 내용 전부가 이렇게 말하듯이 씌어져 있어요.

이런 글들이기에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무척 좋아한답니다. 얼마전 한 회원은 새 학기 학급문고용으로 이 책을 샀는데 집에서 책을 들춰보던 아이의 동생이 재미있어해서 책을 한 권 더 샀다더군요.

이렇게 재미있고 살아 있는 글들을 읽고 자란 아이들은 결코 글쓰기를 어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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