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성호초등학교가 4월 20일로 뜻깊은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개교 기념식은 21일 모교강당에서 거행키로 했다. 참으로 격변하는 민족사와 함께 1세기에 걸친 역정 속에서도 숱한 고통을 감내하며 오직 교육발전에 충실해 왔기에 뜨거운 축하를 전하고 싶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성호동문들에게 오늘의 이 영광에 충심으로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일찍이 낙남정맥의 정기가 서려있는 환주산 자락에 큰터를 잡고 남해의 젖줄인 합포만을 굽어보고 있는 성호초교는 우리의 수난사와 함께 영욕을 같이 해왔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마산개항 2년 후인 1901년 4월 20일, 20세기의 여명과 함께 성호초교는 역사적 거보를 내디뎠다. 3·1 만세독립운동 때 어린 학생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면서 민족자주정신을 키워온 터전이기도 하였다.

일제 강점기에는 제국주의 서슬에 주눅이 들면서도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고 이를 앙다물고 피나는 노력으로 실력을 쌓아온 것은 참으로 값진 보람으로 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전쟁 때 육군병원으로 징발되는 바람에 추산공원 언덕빼기에서 면학해 온 것은 고생이라기 보다 알싸한 그리움으로 다가오리라 여겨진다. 따라서 그 누구나 초등학교 때의 기초교육을 통해 인격의 도야, 능력의 계발은 물론 함께 살아가야 할 자질을 터득한 것이 오늘날 사회생활을 영위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으리라 믿고 싶다.

그동안 숱하게 교명과 학제를 변경하면서도 전통의 맥을 이어온 성호초교는 3만5000명에 이르는 졸업생을 배출한 경남 제일의 인재양성의 전당이요, 요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졸업생 중에는 국무총리 노재봉을 비롯해 조국근대화의 상징인 한일합섬을 이끌어 온 김한수·언론인 김형윤·독립운동가 윤용상·고향의 봄 이원수·총동창회장 이순항 등 훌륭한 인물을 배출한 명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학계·관계·재계·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성호출신의 많은 인사들이 중추적 위치에서 실질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음은 특기할 사실이다. 이렇듯 역사적 전통과 교풍을 면면히 이어온 성호초교가 앞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촉진시키는 대들보역할을 해야한다고 본다. 우리 지역에서 교세가 가장 신장된 성호동문들이 똘똘 뭉쳐 향토의 위상을 높이고 애향의 의지를 북돋워 주는데 앞장 서 주기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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