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명성황후'를 보고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시간을 거슬러 19세기로 돌아간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창원 성산 아트홀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뮤지컬인 <명성황후> 공연이 있었다.

상당히 수준 높고 격조 높은 공연이다 보니 공연장은 4회 연속 매진이었다. 뮤지컬 공연으로써 그렇게 많은 관객을 부르기는 힘들다. 그 만큼 좋은 공연이라는 뜻이 아닐까.

첫 시작을 알리는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시간을 거슬러 모든 관객들은 시간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중전 민씨(명성황후)의 왕비 간택과 함께 이야기는 전개되기 시작한다. 한나라의 국모로서 백성을 사랑하고 임금을 보필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어려움을 겪는 왕비. 국수주의의 온건파를 지지하는 대원군을 상대로 개화를 하기 시작하는 민비의 야심은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 대사에서도 그녀를 알 수 있게 했다.

“나라는 임금이 다스려야 합니다. 100나라 100문물을 받아 들이세요. 일본이 더 손을 뻗기 전에 러시아를 불러야 합니다.”

그녀의 개화정신은 남달랐다. 그렇지만 그의 개화를 지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기에 일본이 민비를 증오하고, 저주했으리….

공연은 이렇게 시간을 따라 계속 진행되어 간다. 일본군의 엄청난 계획이 실현됨으로 해서 한나라의 국모가 무자비하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우리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봐야만 했다.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 “백성이여 일어나라. 일어나라. 2000만 신민 대대로 이어 살아가야 할 땅~.”

공연이 계속되는 동안 관객들은 숨소리조차 죽인 채 공연을 감상했다. 이번 공연은 2막으로 나누어 여러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막과 장별로 핵심적 요소를 무대 위에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공연의 특징은 진해 해군 사관학교 생도들과 학교 선생님들의 관람이 많았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한 나라의 역사를 다루는 만큼 사관 생도들의 사명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리라. 그리고 학교 교사들의 관람이 많았던 것은 우리 학생들에게 좀더 사실적인 역사를 가르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의 관람 이유는 또 다른데서 찾을 수도 있다. 현재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에 관련된 관심도 적지 않다고 본다. 교과서 왜곡이란 한 나라의 역사를 바꾸는 아주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시기에 맞게 <명성황후>라는 뮤지컬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를 한번 더 되 새기고 일본에게서 받은 엄청난 수모를 받는 국모의 그리고 나라에 대한 애국심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번 <명성황후> 공연을 통해 숨겨진 역사를 보았고, 우리가 얼마나 모르고 지냈는지, 얼마나 감정에 메말라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혼신을 다해 최고의 공연을 해준 많은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며, 이렇게 품위 있고, 우아한 공연을 기획하고 도와주신 성산 아트홀의 수고에도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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