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너무 과열돼도 부작용이 뒤따른다. 그러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민주주의의 반작용으로 역비례할 우려가 있다. 소수투표자에 의한 민의의 선택은 약한 정부를 만드는 폐단이 있고 참정권의 과소평가를 낳기 쉬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나 한 사람쯤 빠져서 뭐가 문제일 것이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지만 그것이 귀중한 권리의 포기란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마산과 사천시장 재·보선의 투표 예상률이 전체 유권자의 20%선에 머물러 심각한 우려를 던진다. 기권이 선거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과 설정될 수는 없으나 처음부터 누가 되든 상관없다는 개인적 진로 결정을 해버린 경우 결국은 선거에 관한 한 무반응이 될 것은 기정 사실이다. 시장이라면 한 지역의 민권을 위임받아 행정시책을 통한 복지사회 건설에 기수가 될 인물인데 그런 중대한 수권자를 소수층 몇 명의 판단으로 뽑는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율을 높여서 건전한 자치문화향상을 위한 선거홍보전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투표일을 일주일 남겨둔 현상태 그대로 진행된다면 큰 성과를 기약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관심분위기가 이상할 만큼 폭넓게 깔려있는 기류다. 시민들이 선거자체에 대한 냉소적인 정서를 갖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읽게 하기도 한다.

사실 선거라면 박빙의 우열이 있을 때 재미가 있고 관심도 간다. 사천의 경우 6명이 출마해 나름대로 흥미로운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예상투표율은 극히 낮다. 마산의 경우 3명이 출마했지만 현재의 정당구도 아래 선거를 해봐야 결과는 뻔하다고 유권자들은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게 바로 정치 후진을 초래하고 선거문화를 불모지로 만드는 무의식적 자기 기만인 줄을 깨닫지 못한다.

기초자치단체장은 정당후광보다 능력 있는 인물이 더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기초단체장들의 정당공천을 배제해야 된다는 주장을 이 난에서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정치권이 이익주의에 입각하여 스스로 해결을 못하므로 유권자들이 선진화된 의식아래 지역을 위해서 일할 진정한 후보자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지역 스스로의 자율권을 최대한 신장시키는 방법이 무엇인지, 우리 유권자들이 선거 정보를 자세하게 살펴서 적임자에게 투표해주는 길 밖에 없다는 것을 재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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