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 학교가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특기적성이라는 이름의 변칙적인 보충수업을 하는 학교도 있지만 일상에 쫓기던 학생들에게 방학은 너무나 신나는 일이다. 그러나 방학은 규칙적인 시간에 얽매이던 생활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자칫 무절제한 생활에 빠지기 쉽다. 모처럼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계획을 세워 보람 있는 방학을 보내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성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그러나 입시위주의 경쟁교육으로 사회생활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귀중한 지혜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제도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인적으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귀한 충전의 기회가 바로 방학이다. 보람 있는 방학을 보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과의 싸움에서 무너지는 나약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한다든지, 텔레비전이나 게임과 같은 오락에 빠져 허송세월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방학은 시험위주의 지식교육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독서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안내를 해줄 필요가 있다. 독서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아무 책이나 읽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평소 존경하던 분이 쓴 책을 골라 읽는다든지, 좋은 출판사가 발행한 책, 그리고 자신이 존경하는 분의 추천을 받아 좋은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사설도서실에서 상업주의 문화에 빠져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 내년부터 입시제도가 전면적으로 개편되기 때문에 자격증 취득과 같은 개인적인 준비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내년부터 각 대학에서는 수학능력고사 성적만이 아닌 토익·토플이나 워드프로세서와 같은 자격증을 비롯한 다양한 평가기준이 도입된다. 방학을 이용하여 개인적인 특기나 소질을 개발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바람직하다. 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이 규칙적인 생활로 자기극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지나친 보호로 자칫 자신에게는 너그럽고 남에게 인색한 편협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 ‘자식에게 이기는 부모가 없다’는 나약한 가정 교육이 자칫 버릇없는 습관의 무절제한 자녀로 키울 수도 있다.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온갖 상업주의 문화로부터 청소년들을 지키겠다는 의지와 사랑이 없으면 방학은 오히려 병든 문화에 오염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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