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환율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수출 중소업체들 대부분이 급격한 환율변동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부산·경남지역 수출업체 100개사중 76개 정도가 장사를 잘하고도 환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 도내 수출업체 20개사를 무작위로 추출해 환리스크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4개사만 환변동보험이나 선물환거래를 실시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기업은 전문인력없이 환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수출보험공사 부산지사 및 무역협회에 따르면 대동조선·흥아타이어 등 대기업을 포함한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골드밸브(작년 매출 100억원, 수출비중 95%)와 함안의 한국정밀기계 등 불과 몇개 만이 급격한 환율변동에 따른 외환손실을 막기 위해 환율변동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벤처기업인 한국정밀기계의 경우 오는 5월부터 1년간 달러당 1350원정도를 보장받는 600만달러 환변동보험에 가입하는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수출기업은 자체적으로 환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수출액(통관기준) 5조2995억달러 가운데 환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실적은 경남·부산지역 1260억원(5건)을 포함해 전국 수출액의 24.2% 수준인 1조2850억달러(45건)에 그쳤다.

무역협회가 수출기업 200개를 대상으로 ‘환리스크 관리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4.0%가 환리스크를 관리하지 않고 있었다.

환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는 112개 업체(56%)도 수출·입 결제 시점을 앞당기거나 늦추는 단순한 내부기법을 운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아(75.5%) 환리스크 방어정도가 대부분 미약했다.

이밖에 선물환거래(15.0%)·환변동보험(4.1%)·금융선물거래(1.4%) 등 전문적인 환리스크 관리 시스템 도입은 취약했다.

도내 무역전문가들은 “올들어 급변하는 원화의 환율변동폭과 함께 환율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경영자의 인식전환은 물론 전담부서 설치 및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상장업체 497개사가 환율변동으로 입은 환손실 규모는 4조원에 달했다. 문의는 한국수출보험공사 부산지사(051)245-3981.

▶환변동보험 = 수출계약일로부터 대금회수일까지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을 전액 보장하며, 환율이 올라 이익을 볼 경우에는 수출보험공사가 이익을 환수하는 정책보험.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선물환거래에 비해 증거금이 불필요한데다 연 0.1%의 저렴한 보험료로 환위험을 해지할 수 있어 환변동보험은 플랜트 수출 및 프로젝트 수주 중소기업들이 이용하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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