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의 값진 문화유산을 수집, 보존·전시하는 시립박물관은 바로 전통문화에 대한 시민의 관심제고와 문화향수권을 확대하는 명소임에 틀림없다. 마산시립박물관은 건립초기부터 건립의 필요성과 위치선정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을 벌여왔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내달 개관을 앞둔 시립박물관이 예상치도 않은 날림공사로 드러나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지난 99년 7월 향토건설업체인 서안건설이 착공해 지난해 6월 건축부문 준공과 함께 현재 전시실 등 마무리단계에 있다. 그런데 36억여원이 투입된 박물관이 개관도 하기 전에 지하층을 비롯해 지상 1·2층, 옥상의 성곽구조물 등 건물내벽의 기둥과 벽체 이음새부분 및 벽면 수십곳에 금이 가고 갈라졌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건물현장을 확인한 결과 1층 내부벽면 6곳에 길이 1~2m의 금이 간 것을 비롯해 2층과 옥상벽면에도 2~3곳의 균열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특히 벽체가 견고해야 할 지하전시실과 고압전기가 흐르는 고압실 천장 등에 이르기까지 균열을 이룬 곳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박물관 공공공사를 수주한 서안건설은 이번 일에 모두 책임지겠다는 각오와 함께 지체없이 보수공사를 해야할 것이다. 더욱이 부실이 확연히 드러났는데도 부실이 아니라고 우기는 배짱좋은 공무원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토록 부실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비리와 부조리에 대한 건설업체들의 도덕적 불감증에서 비롯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부실시공은 최악의 경우 대형사고의 위험과 위해를 자초하고 만다. 따라서 부실은 귀중한 생명을 담보로 한 범법행위인데도 다수의 건설업체들은 이것을 관행정도로 여기는 불감증은 큰 문제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 앞으로 부실시공을 근절하는 길은 부실이 그야말로 죄질이 나쁜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업체에 심어주는 것이다. 또한 개혁적 차원에서도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만 한다. 건설업체들은 부실시공을 해서라도 돈을 벌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특히 마산시는 이번 일에 수수방관했는지 아닌지를 분명히 가리고 책임있는 행동을 떳떳이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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