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학교폭력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해마다 발생빈도가 차츰 줄어들고 이로 인한 가해학생의 처벌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폭력서클과 유해화학물질 흡입, 청소년 성폭력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폭력서클로 인해 구속된 학생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 99년 모두 9명의 학생이 구속 또는 불구속된 것과 대조를 이루었다.

본드환각과 성폭력도 각각 60%와 37.5%라는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금품갈취로 이어진 학교폭력은 아직도 여전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청소년상담실 관계자의 지적이다.
지난달 경남지방경찰청이 발표한 학교폭력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96년에는 모두 2297명이 학교폭력으로 검거돼 이중 723명이 구속됐다. 그러나 99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98명·145명이 사법처리를 받아 전반적으로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남학교 뿐만 아니라 여학교에도 갈취폭력 등 전형적인 학교폭력이 상존해 있어 일반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고 있다.
잔존하고 있는 학교폭력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양언니 결연 폭력 = 하급생에게 일방적으로 양언니 관계를 설정해 언니라고 부를 것을 요구한 후 따르지 않을 경우 교육 시킨다는 명목으로 집단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경우로 거제시 신현읍 모중학교 2학년 여학생 16명이 전원 검거돼 불구속 입건됨.

▷재범학생 폭력 = 지난해 6월 양산시 웅상읍 소재 모아파트에서 인근 여고생 5명이 평소 자신들에게 인사를 잘하지 않고 건방지게 행동한다며 여중생 13명을 불러 놓고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력을 가한 사건으로 이들 가해학생은 이미 폭력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학생들로 드러났다.

▷갈취폭력 =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후배학생을 상대로 모두 40여 차례에 걸쳐서 돈을 뜯어낸 것으로, 경찰은 지난달 30일 김해지역 5개 고등학교 학생 16명을 폭력혐의로 검거했다. 이들은 학교주변 오락실과 공원 등에서 여중생 등 모두 35명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50만원 상당의 돈을 뜯어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중 6명은 이미 중학교 시절부터 폭력서클을 결성해 상습적으로 돈을 갈취해왔으며 이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한 학생은 폭력이 무서워 아예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인근 지역으로 전학을 가버렸다.

또 동료학생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다 경찰에 붙잡힌 김모(17)군은 비교적 힘이 약한 동급생을 화장실이나 복도 등으로 불러내 식권과 돈을 뜯어내고 심지어 돈이 없다고 하자 집에 있는 금반지를 가져오라며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가짜 일일찻집 티켓을 강매하고 구입하지 않으면 폭력을 휘두르며 모두 29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고교 동창생 5명도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3월 한달간 경찰청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전국적으로 모두 3955명을 검거해 이중 541명을 구속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단순폭력 61.7%, 금품갈취 27%, 성폭력 6.2%, 불량서클 2.1%, 유해화학물질 흡입 및 복용이 3%로 나타났다.

범행동기는 우발적인 요인이 31.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유흥비 마련 26.2%, 술 기운 7.3%, 가정불화 3.1% 등의 순이다.

범행시간은 오후 9~12사이가 27.6%로 가장 많고 오후 6~9시의 초저녁이 26.9%, 오후 3~6시의 하교시간대가 19.5% 등이며 범행장소는 주택가 골목길 30.2%, 공원 19.7%, 상가 15.1%, 학교주변 길거리 13.8%, 학교내 5.7% 등이다.

경남지방경찰청에서 실시한 학생과 교사·학부모를 상대로 한 학교폭력과 관련된 설문조사(2001.3.5~14일 10일간) 결과 응답학생 540명 가운데 68.5%에 해당하는 학생이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기피한다고 밝혔다.

피해장소도 등·하교길과 독서실·학원주변에서 주로 폭력을 당하거나 금품을 빼앗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는 평소 얼굴을 잘모르는 불량배와 같은 학교 학생들로 알려졌으며 퇴폐문화와 가정불화로 인해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의 방범·수사간부들이 직접 학교에 나가 범죄예방교실과 사랑의 교실 등을 운영해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할 것”이라며 “특히 학교폭력이 우려되는 위험지역에 대한 112순찰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지역단위별로 ‘학교폭력 근절 대책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도내에는 현재 모두 286개의 대책협의회가 구성돼 3203명의 위원들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교별로 수사형사를 전담 지정해 불량학생들의 동태 파악과 피해사례를 접수하고 있는 ‘학교담당 경찰관제’를 더욱 내실있게 운영키로 했다. 그러나 학교내부 문제에 대한 학교명예 등의 이유로 외부노출을 학교 자체에서 기피하는 바람에 잔존 학교폭력에 대한 근원적인 척결이 힘들다는 게 경찰측의 주장이다.

경찰은 이에 인터넷을 통한 신고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반 급우로부터 상습적으로 돈을 뜯기고 폭행을 당한 학생이 인터넷으로 경찰청 홈페이지에 신고, 검거된 가해학생 1명을 구속했다.

현재 인터넷 사이버 경남청(knpolice.go.kr) 및 블루캅스(Blue Cops)에서 신고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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