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보고 별을 따고 땅을 보고 농사짓고, 올해도 대풍이고 내년에도 풍년일세.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대낮같이 밝은 달아. 어둠속에 불빛이 우리네를 비춰주네~에.’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신세계 백화점 뒤 전통음악교육원인 ‘뗏목’에는 다섯명의 교사가 빚어낸 한바탕 신명나는 영남농악이 흥겹다.

꽹과리에 징과 북·장구를 든 손이 바쁘게 움직이는 사이 고개는 절로 장단을 맞추고 서로 눈빛이 마주칠 양이면 장단은 흥을 더한다.

전교조마산지회 교사풍물패인 이들은 경남혜림학교에서 초등특수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임상호 교사와 동갑내기인 하미정(진동 하북초교) 교사, 서로 다른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용원(마산중앙중)·최기동(마산동중)교사, 이들의 맏형격인 박용규(구암여중) 교사로 구성돼 있다.

교사풍물패는 지난해 3월부터 1년을 넘게 뗏목에 모여 전통풍물을 배우고 있다. 제대로 될까 싶었지만 1년을 빼놓지 않고 뗏목을 찾아 전문강사로부터 북·장구·징·꽹과리를 배운 덕에 지금은 웬만한 수준에 올랐다.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품앗이연주를 마다지 않을 정도다. 이달 27일에는 마산지회 체육대회에서 처음으로 발표회도 갖고 11월에는 민주노총의 들불제에서 한바탕 신명을 펼칠 예정이다.

대학풍물패에서 활동했던 경험이 있는 임교사를 제외하고는 북채를 잡는 것조차 생소했던 첫 모임을 생각하면 엄청난 발전이지만 애초 전문가를 위협(·)할 정도의 연주수준을 위해 풍물을 배운 것이 아니기에 이들의 배움엔 여유가 있다.

이들은 지회행사 때나 일선학교의 축제에 참여해 학생들에게 흥겨운 우리음악을 선보여주고 각 학교에 알음알음 조직돼 있는 학생풍물패와 어울려 교사와 학생 사이의 벽도 허물고 싶어한다.

학교로 돌아가면 자신들이 가르치는 학생을 상대로 풍물을 가르친다. 특기적성교육을 통해 사물놀이를 가르치는 것은 물론이다.

마산지회에는 지금의 풍물패 이전에도 교사풍물패가 있었다. 하지만 채 2년을 넘기지 못하고 해체되고 말았고 95년부터 교사풍물패의 구성원이기도 한 박용규 교사가 개인적으로 풍물을 배웠고 99년부터 지금의 모임을 꾸렸다.

첫해에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부터 초급반과 중급반으로 나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초급반 6명, 중급반 6명해서 모두 12명이 뗏목에서 정기적인 교습을 받고 있다.

교사풍물패에서 맏형인 구암여중 박용규 교사는 “연주의 수준을 떠나 풍물을 통해 지회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특히 풍물을 배우면서 아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거리 하나를 만든 것도 우리로선 행복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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