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공무원직장협의회(www.ako.or.kr)는 도내에서 가장 잘나가는 인터넷 사이트 중 하나이다. 웬만한 지역포털 사이트는 물론이고 지자체·언론사 사이트와 반열을 같이 할 정도로 접속자 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슈가 있을 땐 하루 2000명도 거뜬히 넘고, 평소에도 평균 1500회 정도는 된다. 지난 6월 29일 개설한 이후 지금까지 접속자는 모두 19만1800명에 이른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이트에 비해 디자인이나 기능이 달리 월등한 것도 아니다. 별다른 서비스도 없다. 다만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에 △협의회 소개 △공지사항 △최근동향 △나도 한마디 △여론조사 △개선·건의사항 △쉼터 △자료실 △관련사이트 등 평범한 메뉴가 배열돼 있을 뿐이다. 메인화면에는 공지사항과 최근동향의 제목 리스트가 각 7개씩 뜨고, 오른쪽 메뉴에는 고발코너가 공개·비공개로 구분돼 있다.



이 사이트가 지역 최고의 인기사이트로 부상한 것은 일단 그동안 억눌려 있던 하위직 공무원들의 언로를 틔워줬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공무원이 가지고 있는 각종 행정정보를 바탕으로 한 내부비판과 폭로성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것도 인기비결이다.



페이지는 모 지역업체에 의뢰해 만들었다. 서버도 지역업체의 호스팅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으나 간부나 권력기관에 대한 고발성 글이 올라올 때마다 호스팅 업체가 곤욕을 치르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경찰을 사칭하며 게시자를 찾아내라고 협박을 하는 사례까지 있었다는 것.



이에 따라 아예 호스팅업체를 서울로 옮겨버렸다. 하루접속자가 많아 월 5만5000원의 호스팅비용을 주고 있다.

관리는 김영길 협의회장과 사무국장이 맡고 있다. 가장 이용이 많은 ‘나도 한마디’ 게시판을 둘러보고, 답변을 올리거나 삭제여부를 결정하는 일이다. 공지사항을 올리는 것도 관리자의 몫이다. 삭제는 지나치게 상스러운 말이나, 명배한 명예훼손에 해당할만한 내용 말고는 가급적 자제한다는 게 원칙이다.



그러다보니 기관장이나 간부, 특정시책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면 이 글을 다음 페이지로 넘기기 위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쓸데없는 글을 계속 올리는 모습도 가끔 눈에 띈다고 한다.



김영길 회장은 “아직도 많은 간부들이 이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을 가지고 공직협 활동에 문제를 삼으려는 경향이 많다”면서 “전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인터넷의 특성상 누구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비판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끔 공무원이 아닌 시민단체나 일반인이 올린 글에 대해 공무원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이 노골적인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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