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만으로 상다리 휘겠네~

마산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눈물 쏙 빠지게 매운 아귀찜과 숙취해소에 좋은 복요리와 생선국이 있다. 모두들 주당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다. 아귀찜 명성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마산의 명물이 또 있다. 바로 통술집이다. 마산의 통술집은 오동동과 합성동 뒷골목을 중심으로 한때 50곳이 넘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신마산 럭키사우나를 중심으로 한 ‘신마산 통술거리’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시내와 대학가에서 밀려난 중년층 주당들이 자연스럽게 이곳 통술거리를 즐겨 찾는다.

마산의 통술집은 통영 ‘다찌집’, 진주 ‘실비집’과 비슷한 형태의 술집이다. 통영 다찌집은 기본 맥주 다섯 병을 시키면 20여 가지의 각종 해산물 안주가 나오고 추가로 술을 시킬 때마다 모두 30여 가지의 안주가 따라 나온다. 물론 안주는 공짜다. 엄밀히 말하면 술값에 안주값이 포함돼 있다. 다찌집에선 맥주 1병에 6000원, 소주 1병에 1만원씩 받는다. 그래도 통영을 찾는 외지인들은 엄청난 안주량에 놀라게 마련이다. 현재 항남동과 북신만 쪽에서 성업중인 가게는 60여곳에 달한다.

   
 
   
 
진주 ‘실비집’은 기본 맥주 다섯 병에 2만원을 받는다. 병당 4000원 꼴이지만 가격면에서는 마산 통술집과 통영 다찌집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추가로 시키는 맥주는 병당 3000원이며 공짜로 나오는 안주 종류는 대략 10~15가지로 현재 진주 시내에는 100여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안주는 주로 인근 삼천포항에서 가져온 해산물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들어 통영 다찌집 형태로 바꾸는 집이 한 두 집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마산 통술집은 맥주 3병과 안주를 포함해 대략 4만원 내외이지만 안주의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최고라는 게 주당들의 설명이다. 주당들이 통술집을 즐겨 찾는 이유의 첫째는 술 마시기 전 따로 요기할 필요도 없다. 나오는 안주 반만 먹으면 밥 생각이 싹 가신다. 둘째 맥주와 함께 먹다보면 포만감에 2차는 생각도 못한다. 그래서 따지고 보면 술값이 적게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싱싱한 해산물과 석쇠에 구워져 나오는 생선구이는 통술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모두 11곳의 통술집이 성업중인 신마산 통술거리를 찾았다.


◇ 안개약수터 통술(244-5880)
올해로 7년째 영업을 하고 있는 집으로 통술거리 첫 번째 집이다. 이 집도 생선과 해물안주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해물과 야채의 신선도는 어느 집과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주인의 자랑이다. 양보다 질 위주로 나오는 안주 가운데 요즈음은 꽃게와 대게가 손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년층을 위해 강된장과 함께 나오는 호박잎 쌈이 별미다. 맥주 3병에 안주가 나오는 기본은 4만원이고 추가 한 병에 3000원이다.
◇ 이화통술(223-1413)
문을 연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버섯요리가 일품이다. 구이와 전골로 나오는 버섯안주에는 새송이·팽이·양송이·표고·느타리버섯 등 다섯 가지가 들어간다. 다른 통술집과는 다르게 개별 안주도 취급한다. 손님이 예약을 하면 살아있는 싱싱한 횟감을 맛볼 수 있는 점도 이 집만의 특징이다. 소주를 좋아하는 손님들에겐 녹차 술을 서비스로 만들어준다. 맥주 3병과 안주 기본은 4만원이고 추가 한 병에 4000원이지만 3병 단위로 시키면 1만원만 받는다.
◇ 녹향통술(241-5110)
가격만 놓고 본다면 이 거리에서 가장 싼 통술집이다. 맥주 3병에 기본안주 12가지가 2만원 밖에 하지 않는다.
그래서 주당들 가운데 이 집을 가장 서민적인 집이라 부른다. 안주 가짓수가 적다고 해서 맛이 결코 떨어지지는 않는다. 아귀찜, 가오리찜, 돼지수육, 생선구이 등 12가지 안주 모두 맛깔스럽다. 이 집을 즐겨 찾는 손님들은 이 집 안주가 맥주는 물론 소주에도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 추가 맥주는 3병당 1만원이다.
◇ 신마산통술(244-0160)
현대식 인테리어에 실내가 가장 넓은 집이다. 특히 여름철이면 얼음물을 가득 채운 양동이에 맥주를 담아 나오기 때문에 계속해서 시원한 술을 마실 수 있다. 해물과 생선구이 위주로 나오는 안주 종류는 25가지로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만든 아귀찜은 매운 맛을 싫어하는 주당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맥주 3병과 안주를 포함해서 기본 4만원이고 추가는 병당 3500원이지만 3병 단위로 시키면 1만원만 내면 된다.
◇ 뜨락통술(222-2837)
구이용 생선은 횟감으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싱싱하다는 게 주인의 설명이다. 바깥주인이 생선중매인을 하고 있어 구이로 나오는 볼락, 돔, 갈치, 참조기 등의 선도가 매우 높다.
또 철따라 나오는 개불, 소라, 멍게, 해삼 등 해물안주를 포함해 가짓수는 대략 30가지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이것 저것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맥주 3병에 안주를 포함해 기본 4만원이며 추가는 병당 3500원이지만 3병 단위로 시키면 1만원만 받는다.
◇ 예원통술(246-2862)
현대식 2층 구조로 마치 카페와 같은 이색적 분위기가 특징이다. 생선구이도 나오지만 광어, 도다리 등 생선회 위주로 안주가 많이 나온다. 특히 포항 미주구리(가자미) 구이와 겨울철 과메기가 이 집만의 별미다. 안주는 마른안주를 포함해 30가지 정도로 매일 매일 종류가 바뀐다.
개불, 멍게, 해삼, 전복, 가리비 모듬안주는 푸짐하고 싱싱하다. 기본 안주값 3만5000원에 맥주 3병을 마시면 4만5000원이고 추가 병당 3000원이다.
◇ 토담통술(248-3844)
가게 이름처럼 맛깔스런 토속적인 안주가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이다. 오랫동안 식당을 해 온 주인의 손맛이 들어간 삼계탕, 장어국, 수제비를 넣은 미역국 뿐만 아니라 고등어조림 또한 별미다.
생선구이를 비롯한 안주 가짓수도 결코 다른 집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술만 마시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손님들을 위해서는 식사 대용으로 장어국에 국수를 말아준다. 맥주 3병에 안주를 포함해 기본 4만원이며 추가 맥주 3병당 1만원이다.
◇ 양지통술(222-3707)
이곳 거리에서 가장 오래된 통술집이다. 그런 만큼 깔끔하고 깊은 맛을 내는 안주로 40~50대 중년층 주당들에게 인기가 높다.
기본적인 해물요리(생선구이 5가지, 멍게·해삼 등 횟감)에다 찌개, 돼지수육 등 안주 가짓수만 30여 가지에 이른다. 맛깔스런 안주 맛에 반해 이 집을 찾는 여성 고객도 적지 않다는 게 주인의 귀뜀이다. 맥주 3병과 안주를 포함한 기본은 4만5000원이고 맥주 추가 한 병에 3000원을 받는다. 소주는 한 병에 5000원이다.
◇ 서호통술(247-6673)
현재의 자리에서 14년째 통술집을 하고 있는 주인의 손맛에 10년 넘는 단골이 많은 곳이다. 즉석에서 버무려주는 게장 맛이 일품이다. 멍게, 개불, 호래기는 물론이고 운만 좋으면 해삼 내장도 맛볼 수 있다.
여기에다 말린 서대, 납새미 등 구이 종류도 술안주로는 손색이 없다. 중매인을 통해 구입하는 각종 생선이나 해물이 싱싱하다. 맥주 3병에 안주를 포함해 기본 4만원에 추가 3병은 1만원만 내면 된다. 얼마 안 있으면 맞은 편으로 확장 개업한다.
◇ 미당통술(221-9890)
다양한 생선구이가 특징이다. 장어, 돔, 볼락, 갈치, 조기, 꽁치 등이 구이로 나온다. 여기에 새우, 산낙지, 전복 등 해물에 야채까지 포함하면 안주 가짓수는 대략 30여가지.
깔끔한 안주 맛에 중·장년층 고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위치는 통술거리의 끝이자 처음에 있다. 맥주 3병을 포함한 기본 4만원에 추가로 시키는 맥주는 병당 3000원이고 소주는 5000원이다. 4인 기준으로 취기가 오를 정도로 마신다고 해도 6만~7만원을 넘지 않는다.
◇ 고우미통술(245-0030)
오동동 통술골목에서 시작해 현재 자리까지 올해로 13년째 통술을 하고 있는 집이다. 해물과 생선구이가 주류를 이루지만 모듬회가 일품이다. 여기에다 갈치나 병어조림도 빼놓을 수 없는 안주로 주당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들깻가루를 넣어 만든 미더덕찜도 입맛을 돋운다. 주인이 직접 한정식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 안주가 다양하다. 맥주 3병에 안주를 포함해 4만원이고 특이하게 다른 집에서 5000원 받는 소주값이 3000원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