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의 명산인 신어산에 전문대 건립을 둘러싸고 김해시와 시민·환경단체간에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월 김해YMCA와 신어산지키기시민연대는 ‘김해대학 신어산 부지선정 김해시는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 ‘김해에 대학이 들어선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김해시민의 성지이며 가야사의 정통성을 이을 상징적인 산이 무분별한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터에 또다시 신어산에 대학을 세우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해시의회는 21일 신어산에 전문대학을 유치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계획 변경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김해시는 내년 초 경남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김해시가 급격히 확장되면서 신어산 정상에서부터 펼쳐지는 아름다운 대평원에 가야골프장이 들어서 있고, 산허리를 잘라 만든 산악자전거 코스와 신어산자락에 우후죽순 음식점이 들어섬으로써 자연생태의 훼손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거기에다 2002년으로 계획하고 있는 관광호텔 건립 등으로 김해시민의 휴식공간이며 생명공간인 신어산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가고 있는 것에 대하여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이러한 때에 김해시가 김해대학부지로 처음 예정한 삼계동 일원에서 삼방동 신어산으로 변경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시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혹 토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신어산 쪽이 싸서 그 곳에 대학을 유치한다는 명분이라면 재고가 필요하다.



김해시가 외형적 성장에 대한 잠재적 욕구로 가야문화 복원에 재정을 마련하고, 새로운 지식기반과 교육문화의 디딤돌로 대학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김해시가 도시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성장중심의 도시계획으로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공장난립을 막지 못하여 개발과 보존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부재라는 비난 또한 시민들로부터 적지 않았다. 차제에 김해시는 토지를 현명하게 이용하는 정책을 세워 김해대학 건립을 계기로 신어산에 28만평의 도시계획을 변경한 것에 대해서는 시민환경단체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다시 한번 판단을 내릴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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