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선거·국회의원 재판 계류로 무관심 부채질


오는 26일 도내에서 치러질 재·보궐선거에서 최악의 투표율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 관계자들이 타개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재·보선을 통해 당선될 후보자들의 시민 대표성에도 흠집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13일 선거운동 나흘째를 맞은 한 후보자는 “시장과 상가·아파트 등 마산지역 곳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나 무슨 선거를 치르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며 “이번 보궐선거에서 투표 기피 현상이 극심하게 나타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이번 재·보선에서 최악의 투표율이 예상되는 주요 원인으로는 투표가 평일에 치러지는데다 마산지역의 경우 김호일·강삼재 두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과 안기부 자금 대선 유입 혐의 등으로 재판에 계류돼 있어 시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일부 인사들의 잇단 출마 포기와 인물난으로 인해 선거판 자체가 맥이 빠져 버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사천 시장 선거의 경우에도 후보자 6명이 나서 과열 양상을 보이긴 했지만, 임기중 세번째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이번 마산·사천시장 선거에서 20%대 이하의 투표율이 나올 수도 있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으며 진해·통영 등 일부 지방의원 선거를 치를 지역에서는 10% 안팎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한 전국 11곳의 기초단체장 재·보궐선거 가운데 시지역 9곳의 평균투표율은 26%에 불과했다.

지난 해 6월 8일 치러진 전국의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서울 용산구 23.6%· 송파구 19.2%·부산 수영구 12.5%·인천 중구 34.3%·대전 유성구 28.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면에 계속

4월말 현재 마산시의 총인구는 43만2759명이며 이들중 선거인수는 31만1821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경우 만일 20%의 투표율을 기록하게 된다면, 6만2364명만이 투표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사천시의 경우에는 총인구 11만 9134명이며 이중 선거인수는 8만7772명으로 추산되기 때문에 투표율이 20%대로 저조하게 된다면, 1만7554명이 투표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이와 같이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할 경우 1년여 남은 임기동안 시민들의 지지를 절반도 얻지 못하고 당선된 ‘반쪽짜리 시장’이라는 오명을 떨쳐 버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극도의 투표율 저조 현상을 우려한 도내 선관위는 최근 시내버스 광고·이동영상매체 차량 임대를 통한 홍보·선거부정감시단 활동 강화 등을 통해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마산시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을 40%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위해 최대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할 방침”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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