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묘문화에 대한 경남도민의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사망 후 화장을 기피하고 매장을 선호하던 관습에서 이제는 떳떳이 화장을 하고 납골묘를 선택하는 선진형으로 바뀌고 있음을 본다. 오랜 전통에 익숙한 생활문화는 뿌리가 깊어 변화시키는데 그만큼 힘이 들기만 한다. 특히 유교문화권에서 지내온 민족인지라 장묘문화의 관습이 단시일내 바뀐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최근 남해군에서는 공무원들이 장묘문화 개선에 앞장서서 계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다. 이로 인해 이제는 매장문화 형태에서 화장과 납골묘를 선호하는데다 불법묘지가 급격히 감소하는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가 대단하다. 이같은 의지는 공무원 스스로 사람이 죽으면 즉시 초상집으로 달려가 상주와 묘지문제부터 의논하는데 주저치 않았다고 한다. 불법묘지 예방활동을 하던 공무원들이 갖은 욕설을 얻어먹고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허다했음은 물론이었다. 뿐만 아니라 읍·면장들은 경로당을 찾아가 좁은 국토에 묘지가 가득 들어차 그 심각성을 설득하는데 열을 올리기도 하였다.

나아가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는 화장서약을 받는 동시에 화장한 주민에게는 화장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편의제공에 노력을 기울인 것은 가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근래들어 화장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손 치더라도 정서적 선호요인은 쉽사리 진전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밝힐 일은 주인없는 묘지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의 이용면에서나 주변환경 정비에 커다란 장애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무연고 묘가 700만기로 추정되고 있는데 총 분묘수의 40%에 가깝다고 하니 국가적 과제라 하겠다. 이처럼 무연고 묘는 그대로이지만 신생묘가 해마다 여의도 면적만큼 증가하는데 묘지로 쓸 땅은 이미 바닥이 나있으니 그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정부가 국토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기당 묘지면적의 대폭 축소와 화장과 납골묘의 권장은 물론 묘지영구관리를 시한부로 전환시키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본다. 요즘 납골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져가고 있다. 종교단체와 문중에서 신설한 구조물을 보면 초현대식 공간으로 꾸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제는 남해군의 선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타 시·군에서도 장묘문화계도에 앞장 서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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