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의 마케팅파트너 ISL이 파산함에 따라 1년 앞으로 다가온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ISL은 2002년과 2006년 월드컵까지 FIFA의 모든 마케팅권리와 TV 중계권을 가진 마케팅대행사로, 사실상 주요 상업적 권리를 독점하는 FIFA의 단일화된 돈벌이 창구였다.

98년 프랑스월드컵이 끝난 뒤 FIFA는 강력한 브랜드이미지 구축을 위해 ISL과 손을 잡았으며 ISL은 그동안 각종 스폰서 계약을 비롯해 전세계를 상대로 TV 중계권료를 협상해 왔다.

이같은 회사가 파산함에 따라 FIFA는 2002월드컵 수익사업 분야에서 당분간 혼선을 빚을 뿐 아니라 수익면에서도 타격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ISL이 10일내에 스위스 고등법원에 항소해 승소할 수도 있지만 파산연기 신청마저 기각된 상태에서 회생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때문에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스폰서 유치문제다.

2002 월드컵 수익사업 구조는 FIFA 공식파트너(Official Partner)·국내공식공급업자(LOC Suppliers)·상품화권사업자(Official Licencing Partner)로 나뉘어진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식파트너는 이미 11개 업체가 선정된 상태이고 4개업체를 추가로 선정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이 FIFA와 ISL의 계획이었다.

또한 TV 중계권에서도 ISL은 독일의 미디어그룹 키르히와 공동출자한 HBS를 설립, 역대 월드컵 사상 최고의 중계권료를 따내려고 분주히 움직여 왔었다.

이런 와중에 탁월한 협상력으로 수입을 올려왔던 ISL이 파산함으로써 FIFA는 독자적으로 스폰서를 유치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고 다른 대행사를 선정한다 하더라도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할 때 혼선과 함께 수익 감소를 각오해야 된다.

그러나 ISL의 파산이 공동개최국인 한국에게는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그동안 ISL이 돈벌이에 혈안이 돼 TV 중계료의 대폭적인 인상을 부추기고 한국월드컵축구조직위원회(KOWOC)의 수익사업에 사사건건 관여해 왔기 때문이다.

우선 국내방송사들에게는 고자세를 보여 온 ISL이 협상테이블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또한 KOWOC의 주수입원인 국내공식공급업자 선정에서도 KOWOC은 비교적 덜 까다로운 FIFA와 직접 협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희소식이 될 수도 있다.

김용집 KOWOC 사무국장은 “그동안 각종 수익사업이 ISL이 내세운 까다로운 조건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며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봐야 겠지만 FIFA가직접 협상대상자로 나설 가능성이 커 최대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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