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에 널려 보릿고개때 끼닛거리 산성화된 현대인에 현대판 ‘불로초’


봄의 끝자락입니다. 까닭 없이 나른함과 피로감을 느끼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런 분들이라면 ‘쑥’에 한번쯤 관심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예로부터 쑥은 민간요법의 재료, 보릿고개 때 굶주림을 모면할 수 있는 끼닛거리로, 또한 여름밤 쑥의 연기는 모기와 해충을 쫓아 줄 정도로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단군신화에서 곰이 쑥을 먹고 사람으로 바뀐다는 신화는 믿긴 어렵지만, 짐승을 사람으로 만들 정도로 쑥이 좋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여기에 혹자는 진시황이 찾던 불로초가 쑥이라 말할 정도로 뛰어난 약효에 대해 덧붙이죠.
쑥은 비타민 A와 C가 많아 면역력을 키워 감기예방에도 좋습니다. 또 쑥은 철분, 칼슘, 칼륨 등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갈수록 산성화되는 현대인의 체질개선에도 ‘안성맞춤’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쑥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엽록소가 암 예방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도 쑥이 해열과 해독, 입냄새, 혈압강하에 좋고, 복통에도 큰 효과가 있다며, 쑥을 ‘예찬’합니다.
집에서 쑥으로 음식을 해 먹는 일이 예전 처럼 많지 않지만, 쑥은 여전히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별미이자,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기력이 떨어지는 때에는 ‘쑥완자 애탕국’이 제격입니다.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자면, 먼저 쑥을 잘 다듬어 삶아 낸 다음, 잘 다져 쇠고기 다진 것과 합해 양념으로 만듭니다. 이것을 큰 대추알만하게 둥글게 빚어 완자를 만듭니다. 간을 맞추어 쇠고기 장국을 끓이고, 쑥 완자는 밀가루에 굴리고 달걀 푼 것에 담갔다가 한 알씩 건져 국에 넣고 끓입니다. 알이 떠오르면 불을 끄면 됩니다.
그러나 쑥이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건 아닙니다. 한의학에선 속이 차고,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게는 쑥이 ‘찰떡 궁합’이지만, 과로나 소모성질환으로 진액이 부족해 ‘허열’이 생기거나 여성이 혈열로 자궁출혈이 계속될 경우, 또 가슴에 열을 자주 느끼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고 일러주고 있습니다.
도움말(경남한의사회 학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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