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진들 개혁 및 민주화세력 도참호소 나서


군사독재시절 `민주화운동'의 기치아래 함께 뛰어온 여야 중진들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이 민주화세력의 대동단결, 이른바 `신민주대연합론'을,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은 개혁을 위한 `새 대안 모색론'의 기치를 내걸고 개혁 및 민주화세력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또 민주당 장영달 의원은 민주개혁연대회의, 한나라당 이부영 부총재는 `화합과 전진을 위한 모임'(가칭)을 통해 세확산을 모색하고 있고 손학규 의원은 당쇄신과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민주당 김원기·정대철 최고위원, 민국당 김상현 전 최고위원 등과 11일 낮 서울 시내 호텔에서 비공개 모임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언론에 사전 노출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그러나 이날 모임은 오래전부터 `기획'됐고, 지난 8일 `비밀회동' 일정이 잡혔으며 조만간 집단 모임을 가질 계획임을 굳이 감추지않고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특히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일각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 및 정계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개혁·민주화세력의 연대가능성으로까지 논의가 비약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들은 차기 대선예비주자로 거론될 정도로 각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고 최근 회동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개혁신당' 단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개혁연대' 수준으로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김근태·이부영·김덕룡·손학규 의원과 민주당 정균환 의원 등은 서로 자주 만나 정치개혁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들은 한결같이 개혁신당 태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김근태 위원은 10일 “지금은 민주화운동 출신들이 사회적인 중추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같은날 김덕룡 의원은 “이회창 총재는 극우 보수적으로 당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변화를 기피하고 두려워한다”며 “비주류가 힘을 모아 새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화답했다.

또 이부영 부총재는 김덕룡 의원과 `정치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정개모) 소속 서상섭·안영근 의원 등 정치인들과 함께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종교계 함세웅 신부, 386세대 중심의 청년조직인 `제3의 힘' 등이 참여하는 `화합과 전진을 위한 모임'을 이달중 출범시킨다는 계획아래 세규합에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장영달 의원도 지난달 17일 개혁성향 인사로 `민주개혁 연대회의'(가칭) 구성을 제안, 민주당 한화갑·이인제·김근태·김원기·정대철·김홍일 의원과 노무현 전 장관, 한나라당 이부영·김덕룡·손학규 의원,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 등 대상인사들을 구체적으로 거명키도 했다.

이들의 움직임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어떤 그림을 그려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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