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찰과 진단과정이 모두 끝나고 본격적인 치료과정에 들어가게 됐다. 선생님께서는 막힌 혈관을 약물을 사용하여 뚫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나, 이는 증상발현 후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여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나의 경우는 반나절이나 지나 병원에 왔기 때문에 혈전용해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뇌경색이란 결국 혈전이 혈관을 막아 생기는 병이므로 시간이 좀 지났더라도 혈관이 다시 뚫리면 마비가 금세 풀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지금이라도 시술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뇌조직은 오랫동안 혈액공급이 되지 않으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받게 되고, 설사 다시 혈관이 뚫려 피가 돌게 된다고 해도 한번 죽은 뇌조직은 다시 살아나지 않으므로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게다가 혈전용해요법은 뇌출혈 등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사용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약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설명에 마비된 뒤 즉시 병원에 오지 않아 너무 후회가 됐다. 이제 막힌 혈관이 뚫리지 않으면 마비도 영영 풀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가운데 입원수속이 끝나 병실에 입원을 하게 됐다. 곧 이어 팔에 주사바늘을 꽂고 수액을 맞았다.



얼마 뒤 회진을 오신 선생님께서는 뇌경색이 오고 난 초기에 다시 재발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나의 경우에는 항응고제를 사용하여 뇌경색의 진행과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와함께 초기에는 피가 통하지 않아 죽은 뇌세포가 점차 주위 뇌조직에 부종을 일으켜 붓게 된다고 하셨다.



그 결과로 뇌경색발병 뒤 수일간 오히려 마비가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현상은 진행성 뇌경색이나 뇌졸중의 재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차적인 뇌부종일 경우가 더 많으며 부종이 빠지면 점차 힘도 돌아오는 수가 많다고 하셨다. 그래서 뇌부종을 줄이고 이로 인한 뇌압 상승을 막기 위해 부종제거주사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입원을 해서 막상 치료를 시작하니 심리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이 됐지만 여전히 회복이 될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더구나 한 번 손상 받은 뇌조직은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어떻게 마비가 풀릴까하는 의문이 생겼다.



선생님께서는 정확한 경과는 치료를 해봐야 알 수 있지만 내원당시의 상태와 MRI상의 결과로는 뇌의 중요한 부분이 크지 않으므로 비교적 경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비의 회복은 꼭 막힌 혈관이 뚫리지 않더라도 가능하며, 이는 나머지 정상적인 뇌조직이 파괴된 뇌조직의 기능을 어느 정도 대신해주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설명을 듣고 나니 어느 정도 마음이 놓였다. 도움말/새성모병원 배지호 신경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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