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2001 프로농구가 새로운 판도 변화속에 관중동원과 심판 판정·경기 운영·방송사 횡포 등의 많은 숙제를 남기고 막을 내렸다.

팀 성적에서는 정규리그 1·2위에 이어 챔프전에서도 우승·준우승을 나란히 차지한 삼성과 LG 및 지난 시즌 꼴찌 신세기의 부상이 `전통의 강호' 현대, 기아의 몰락과 대조를 이뤘다.

또 관중은 지난 시즌보다 2.4% 증가했지만 프로 출범 이후 최소 증가율에 그쳐관중 동원에 경종이 울렸고 심판 판정 시비와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 방송사의횡포로 들쑥 날쑥했던 경기 시작 시간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판도변화=프로들어 아마 시절의 명성을 간신히 유지했던 삼성은 탄탄한 조직력으로 최다승(34승) 정규리그 1위에 이은 챔프전 첫 우승으로 농구 명가의 명예를 다시 찾았다.

지난 시즌 7위였던 LG 역시 가공할 외곽포로 정규리그 2위와 챔프전 준우승으로 정상권 팀으로 발돋움 했고 지난 시즌 꼴찌였던 신세기는 정규리그 5위로 6강 플레이오프(PO)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3연속 챔프전에 진출했던 현대는 주전들의 부상 때문에 정규리그 6위로 간신히 6강 PO에 진출하는데 그쳤고 모기업의 경영악화까지 겹쳐 `현대' 간판을 내리는 비운을 맞았다.

원년 우승팀 기아 역시 세대교체와 용병 농사 실패로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9위까지 추락, PO 진출 첫 실패라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기록=`막슛' 돌풍을 일으킨 데니스 에드워즈(SBS)가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 2차례(56점, 57점) 경신, 최단 경기(29경기) 1천점 돌파 신기록을 세우며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 득점 기록(1천504점)까지 갈아 치웠다. 또 정규리그 MVP 조성원(LG)도 정규리그 최다 3점슛(173개), 역대 통산 최다 3점슛(598개), 한 시즌 정규리그 국내선수 최다득점(1천157점) 신기록을 수립했다.

리온 데릭스(SBS)는 올 시즌 7번의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며 개인 통산 7개를 기록, 한 시즌 최다와 개인 통산 최다 기록까지 깨뜨렸다.

이외에 조니 맥도웰(현대)이 프로 사상 첫 4천점을 넘어 4천800점으로 통산 최다득점 1위를 지켰고 강동희(기아)는 프로 첫 200경기 출장에 성공했다.

삼성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승리로 최다승(34승) 정규리그 1위 기록을 바꿨고조동현(신세기)은 25m짜리 최장거리 버저비터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또 관중은 지난 시즌보다 2.4% 증가했지만 프로 출범 이후 최소 증가율에 그쳐관중 동원에 경종이 울렸고 심판 판정 시비와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 방송사의횡포로 들쑥 날쑥했던 경기 시작 시간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관중=이번 시즌 총 관중은 86만4666명으로 지난 시즌 84만4163명보다 2.4% 늘어나 관중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프로축구나 프로야구에 비해서는 선전했다.

하지만 증가율로 보면 이전의 5~84%보다 훨씬 낮아 자칫하면 감소세로 돌아설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구단별로는 LG가 지난 시즌보다 39.6% 늘어난 10만3193명으로 이번 시즌에도 관중동원 1위를 했지만 인기 구단인 SK와 현대 등은 오히려 감소세를 기록했다.

프로농구 관계자들은 매 게임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던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관중이 32% 이상 늘어난데서 관중 동원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판 판정 시비와 경기 운영=

계속되는 문제점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오심성 판정으로 경기가 중단된데 대해해당 심판에게 시즌 종료때까지 자격정지 징계를 내리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다행히 이 심판에 대한 징계 기간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내내 심판 판정에 대한 각 구단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의 눈꼴 사나운 항의, 심판들의 보상성 판정이 끊이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특정팀 감독이 상대 선수의 말을 인용, 심판들을 비난했다는얘기가 들렸고 일부 용병들은 심판의 몸에 손을 대거나 경기장 집기까지 부수는 행패를 부렸다.

오심을 줄이기 위한 심판들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과 제도적 장치 마련 및 페어플레이를 위한 선수, 코칭 스태프들의 의식전환이 시급하다.

△그 밖의 문제점

공중파 방송사들이 갑작스럽게 중계 일정을 변경, 관중들과의 약속인 경기 시작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일부 방송사들은 정규리그는 물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승부가 갈리는 중요한 상황에서 중계를 끊어 팬들의 원성이 높았다.

또 일부 방송사 중계 요원들은 통신과 신문사 취재석까지 무단 점령하는 횡포를저질러 물의를 일으켰다.

이외에도 큰 부상은 없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한 관중이 경품을 받으려다 2층관중석에서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구단들의 안전 불감증도 노출됐다.

삼성 창단 첫 우승
삼성 썬더스가 프로농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삼성은 6일 잠실에서 열린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LG 세이커스를 112-102로 누르고 종합전적 4승1패로 패권을 차지했다. 삼성은 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98-99, 99-2000년에 이어 올해까지 3차례 플레이오프에 나선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올라 기아·현대·SK에 이어 4번째 우승팀으로이름을 올렸다.

프로농구가 시작되기 전인 78년 아마추어 삼성전자 농구단으로 남자 농구에 뛰어들어 농구대잔치에서 2차례(83-84, 87-88) 정상에 올라 당시 현대전자와 쌍벽을 이뤘던 삼성은 13년만에 프로무대에서 명문구단으로서 구색을 갖추게 됐다.

97년 원년 SBS 감독으로 프로농구에 데뷔한 김동광 감독도 정규시즌 100승 달성과 챔피언을 한꺼번에 거머쥐어 명장 대열에 합류했다.삼성을 정규시즌 최다승 우승과 플레이오프 챔피언으로 이끈 주희정은 경기 직후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66표 가운데 48표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챔피언결정전 MVP에 뽑혔다.

그러나 삼성에 챔피언 트로피를 안긴 것은 혼자 44점을 쏟아붓고 20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낸 아티머스 맥클래리였다.

경기 초반은 아티머스 맥클래리와 무스타파 호프를 내세운 삼성의 골밑 공략과LG의 외곽포 대결.

삼성은 맥크래리 혼자 20점을 뽑아내 조우현 3개, 조성원 2개 등 5개의 3점슛을터뜨린 LG에 32-31로 간신히 앞선 채 1쿼터를 마쳤다.

그러나 삼성은 이미 LG보다 우위에 선 것으로 검증된 포스트 공격이 확률이 높다는 점을 간파, 서서히 점수차를 벌려 전반을 60-52, 8점차로 앞서 승리를 예감했다.

승부가 삼성으로 뚜렷하게 기운 것은 맥클래리와 호프의 공격이 활기를 더하고김희선, 주희정, 맥클래리, 문경은의 3점포 4개가 잇따라 터진 3쿼터.

주희정은 77-63에서 기습 3점포를 작렬, 80-63으로 점수차를 17점까지 벌려 LG의 추격권을 벗어났다.

86-72, 14점차로 4쿼터를 맞은 삼성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LG를 몰아붙여 좀체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경기종료 1분13초 전 주희정의 레이업슛으로 107-96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는 에릭 이버츠가 40점을 넣고 리바운드 12개로 고군분투했으나 센터 대릴 프루가 12점에 그친데다 주포 조성원마저 18점으로 제몫을 다하지 못해 더이상 버티지못했다.

여자농구와 대학농구만 지도해오던 김태환감독을 영입, 화려한 공격농구를 앞세워 최고 인기 구단으로 떠오른 LG는 비록 챔피언결정전에서 힘없이 물러났으나 창단이후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 등 많은 수확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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