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의회 의원들의 해외시찰을 두고 외유니 예산낭비니 하는 말들이 많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함양군의회 의원들이 2000년도 정례회가 끝나자마자 프랑스·이탈리아 등 북유럽 5개국을 대상으로 해외시찰을 계획하고 있는 데 대해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의원들의 해외 시찰에 무슨 그리 말이 많은가 하는 목소리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함양군의회 의원들이 1인당 400만원씩 4000여 만원을 들여 계획하고 있는 9박10일간의 해외시찰 기간에 견학과 관련된 일정이 단 이틀 뿐이라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나머지는 모두 관광지로 짜여 있다는 것은 이번 의원들의 여행이 유람성이라는 걸 증명하고 있다. 일정중 견학과 관련된 프랑스 파리의 하수종말처리장 견학 또한 이미 함양군에서 지난 12월초에 준공하여 하수종말처리장이 가동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생색내기용 일정표라는 의혹을 갖게 한다.



또한 11명의 의원 중 6명만이 이번 해외시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것도 여행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해외시찰예산이 정부의 예산지침에 따라 대폭 삭감될 예정이어서 올해 확보된 예산부터 쓰고 보자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의원들이 자기돈도 아닌 국민들의 혈세로 편성된 정부 예산으로 해외시찰을 간다면 납세자들이 볼 때 최소한 우리의 세금이 의원들의 유람으로 낭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알찬 내용으로 짜여야 한다.



그런데 계획부터 유람성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 아예 군민은 의원들의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다.



충남 서산시의회에서는 올해 해외연수비로 책정된 7500만원을 전액 삭감해 이를 불우 계층 월동 대책비로 전환했다고 한다.



연말에 부랴부랴 유람성 외유를 서두르는 함양군의회와는 너무나 비교되는 대목이다. 함양에서도 군민을 진정 두려워하는 군의원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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