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내는 비결...‘작은바다’ 수족관을 깨끗하게

생선회 박사가 있다는 것, 생선회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주는 곳이 대학에 있다는 것, 생선회도 ISO(국제품질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생선회협회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낚시를 좋아하고 생선회를 즐겨 먹는다는 사람도 생선회에 대해 이렇게 체계적이고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놀라워한다.

   
 
   
 
어느 날 들르게 된 한 횟집에서 이 모든 것을 처음 알게 됐다. 마산 수출후문에서 삼성병원 방향으로 난 도로변에 있는 감포횟집. 유명 일식집이나 횟집이 아니어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작은 식당이지만 그래도 이 식당 앞에 서면 꼭 한번은 감탄하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너무 깨끗한 수족관 때문이다.

시커멓기까지 한 물이끼가 끼어있고 물은 흐리고 각종 활어들이 오징어나 멍게와 한데 뒤섞여 잘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앉은 수족관이 그동안 주로 보아왔던 것이라면 감포횟집의 맑은 수족관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문을 연지 3년 만에 ‘진짜 맛있는 회’로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이 집 생선회의 맛 비결은 다름 아닌 수족관 관리.
생선회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시키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는 주인 유정식(47)씨는 수족관을 ‘작은 바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횟집에서의 수족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고기들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들어 그 고유의 맛을 내도록 하는 것이 최고라고 한다면 그것을 좌우하는 것 중 80%가 수족관 환경이라는 말. 우선 깨끗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물 온도에 아주 민감한 고기들을 가장 적절한 온도에서 종류별로 따로 보관해야 한다고. 물론 최고 품질의 좋은 생선을 고르는 것, 운반과정, 조리 과정에서의 위생과 손질법도 중요하다.

3년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횟집을 차린 유씨는 평소 낚시광이었던 덕에 생선에 대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1년 동안 열심히 배우면서 익혀 식당도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던 중에 인근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생선회 최고경영자과정이 개설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체계적으로 배우고 또 자신이 경험으로 익힌 지식을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지금 유씨는 그곳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집의 회는 생선회 마니아들도 감탄할 정도로 종류별로 제대로 된 맛을 낸다. 그래서 단골손님이 대부분이다. 이 집 회가 아니면 차라리 회를 먹지 않는다는 손님도 있다. 유씨는 그래서 자부심을 더 느끼고 더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단다. 주인이 생선회의 종류별 특징과 가장 맛있게 먹는 법 등을 상세히 설명해주니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참, 깨끗하고 싱싱한 생선으로, 양념을 줄이고 담백, 얼큰하게 끓여낸 이 집 매운탕도 놓치면 후회한다. 생선회의 봄나물이라는 도다리회 대6만원, 중5만원, 소4만원, 모듬회 대4만원, 중3만원, 소2만5000원. (055)296-9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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