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다리가 없는 장애인 애덤 킹(9·한국명 오인호)군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을 던졌다.

프로야구 해태와 두산의 서울 개막전이 열린 5일 시구자로 나선 킹 군이 아버지 로버트 킹씨의 손을 잡고 철다리를 이끌고 마운드에 오르자 잠실벌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힘찬 박수로 맞았다. “안녕하세요”라며 서투르게 인사한 뒤 타석에 들어선 선동열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을 향해 킹군이 힘차게 던진 공은 한 두번 튀긴 뒤 포수 미트에 꽂혔고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킹군의 용기에 화답했다.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이 모두 붙은데다 뼈가 굳으며 다리가 썩어 들어가는 희귀질병을 앓은 중증 장애인 킹군이 던진 공은 경기장에 초청된 200명의 장애인에게는희망의 메시지이자 일반인들에게도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알리는 값진 투구였다.

킹군은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조금 떨렸지만 지금은 너무 신난다”며 어린애다운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관중들의 박수에 손을 흔들었다.

지난 91년 태어나 아동보호기관의 보호를 받다 95년 미국으로 입양된 킹 군은 세 차례에 걸친 손가락 분리수술과 허벅지 아래를 절단하는 고통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일어섰다.

매주 토요일마다 장애인들을 위해 열리는 야구 챌린지리그에 유격수로 출전할정도로 야구를 좋아하는 킹군은 “이길 때 가장 기분이 좋고 질 때 가장 기분이 나쁘다”며 어려운 환경을 헤친만큼 강한 승부욕도 보여줬다.

킹군은 “야구는 그냥 취미로 즐기고 커서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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