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최근 2년사이에 최악의 상태이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조사결과 4분기 제조업 기업실사지수(BSI)가 75로 떨어져 경기가 악화되고 있음을 알려주었고, 내년 1분기 경기전망도 98년 이후 최저치인 67을 기록, 경기침체의 흐름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최소의 수치인 BSI지수 100을 기준으로 볼 때, 이 지수 104를 기록한 지난 1분기 이래 체감경기가 이렇게 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의 경우 마산 및 창원의 상공회의소가 밝힌 바에 의하면 기업의 체감경기가 IMF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특히 수출호황을 누리고 있는 마산 자유무역지역의 BSI마저 지수 78로 나타난 실정이다. 아마도 성장세 둔화와 자금난·채산성 악화 등 내부요인과 세계경제의 둔화 등 외부의 악재가 겹치며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런 불황이 초래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냉정히 보아 이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내일에 대한 불안심리와 일관성이 결여된 채 지지부진한 상태의 구조조정일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급등하던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로 떨어져 무역수지와 물가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게 된 점이다. 그리고 미국의 부시 새 행정부가 세금감면·금리인하 등으로 경기연착륙 유도에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인 점도 향후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대미수출의 활로가 지금보다 더 넓게 열릴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런 상황아래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는 적극적인 경기부양대책이 아니라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의 주장처럼 구조조정이다. 무엇보다 이에 막바지 힘을 쏟을 때이다. 인위적인 부양책은 그 다음이다. 이 시점에 재정을 동원한 무리한 경기부양은 구조조정 분위기를 흩트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연말을 기해 그렇지 않아도 들먹거리는 물가를 자극, 자칫 경기와 물가를 모두 놓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요컨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의 올바른 마무리를 통해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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