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28·LA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진출 6년만에 처음으로 개막전 승리투수를 꿰차면서 대망의 20승 고지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박찬호는 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01 미국프로야구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선발로 등판, 7이닝 동안 안타 5개와 볼넷 2개, 몸에 맞는 공 1개만 허용하고 삼진 7개를 잡아내며 팀을 1-0 승리로 이끌었다.

팀의 에이스 케빈 브라운의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팀의 시즌개막전 선발 투수의 영광을 얻은 박찬호는 기분좋은 시즌 첫 승으로 스탠드를 가득메운 홈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지난해 18승을 올렸던 박찬호는 다소 불안했던 시범경기 때와 달리 자신감 넘치는 빠른 직구와 커브·체인지업 등 주무기가 제대로 먹혀들면서 밀워키 타선을 틀어막았다.

특히 실점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후속 타자를 요리하는 위기관리능력도 한결 나아졌다.

97개의 투구수 가운데 65개가 스트라이크였으며 볼이 된 것은 32개에 불과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32이닝 무실점의 행진도 이어갔다. 스토브리그 동안 트레이드 요구로 풍파를 일으켰던 게리 셰필드는 6회말 중월 1점 결승 홈런을 터뜨려 자신에 대한 다저스 팬들의 야유를 환호성으로 바꾸며 변함없는 `박찬호 도우미'임을 입증했다.

62년 104개의 도루로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세자릿수 도루에 성공한 다저스의 전 유격수 머리 윌스의 시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1회초 8개의 공으로 3명의 타자를 간단히 돌려세워 승리를 예고했다.

박찬호는 2회초 제로미 버니츠와 제프리 해몬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호세 에르난데스와 헨리 블랑코를 각각 내야 땅볼과 내야 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했다. 3회초도 안타 1개만 허용하고 무사히 넘긴 박찬호는 4회초 2사 1·2루에서 블랑코의 내야 땅볼로 1루에 있던 에르난데스를 2루에서 잡아 다시 실점 위기를 넘겼다.4연속 삼진과 범타로 5회초와 6회초를 막은 박찬호는 셰필드가 0-0으로 맞서던 6회말 중월 1점 홈런을 때려 1-0으로 리드한 7회초에는 강한 자신감으로 밀워키 타자들을 가볍게 요리한 뒤 1-0으로 앞선 7회말 공격에서 대타 히람 보카치카로 교체됐다. 박찬호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중간계투 마이크 페터스가 8회 아웃카운트 셋을 모두 삼진으로 잡았고 9회에 등판한 마무리 제프 쇼는 삼자범퇴로 깔끔히 경기를 끝내 박찬호의 승리를 지켰다. 신임 짐 트레이시 감독에게 취임 첫 승리를 선물한 박찬호는 오는 8일 오전 11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시즌 두번째로 등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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