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쌓아온 업적과 보편타당성, 먼 앞날을 내다보는 비전을 무기로 후회없는 한판 승부를 펼치겠습니다.”

3일 오후(한국시간) 지중해 연안의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제8대 IOC위원장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운용(70) 대한체육회장겸 IOC집행위원은 출마 기자회견에 앞서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자신을 흠집내려는 움직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는 김 회장은 “누구 앞에서도 떳떳해 두려울 것이 없다”면서 “다른 입후보자들에 비해 최대 2년 가까이 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다면 멋진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회장과의 일문일답.

-위원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된 동기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올림픽의 이념은 훼손됐다. 정치적 입김이 거세지고 경제적으로 풍요해지면서 지나친 상업주의로 흐르고 프로화가 판치게 됐다. 더구나 약물복용이 판을 치고 몸집은 비대해져 평화를 추구하고 청소년들을 교육시켜야 하는올림픽 기본 정신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과 비전을 가진 지도자이면서 특정 대륙이나 국가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관련 단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친화력을 가져야 하는데 그 적임자는 나라고 생각한다.

-위원장 출마는 언제 결심했는가

△지난 2월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 마음을 굳혔다. 특정대륙이나 국가를 대표한다고 내세우는 정치꾼이나 장사꾼이 위원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누가 평생 스포츠 발전을 위해 헌신했는지는 IOC 위원들이 잘 알고 있다.

-이제껏 투표에서 져본 적이 없다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자신은 있는가

△투표일까지 앞으로 3개월반이나 남았다. 투표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다른 후보들은 최고 2년전부터 준비해왔지만 나는 불과 이제야 한달정도 된 셈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다져온 조직 등 모든 것을 동원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상대방 비방전이 거세질 것인데 대비책은 있나

△나는 깨끗하다.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스캔들과 관련해 (미국에서 살고 있는) 아들의 영주권이 가짜라는 소문과 그로 인한 불법행위 등이 일어났다는 헛된 이야기들이 나돌았으나 모두 거짓임이 판명났다. 결백했기 때문에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결국 서방의 언론들도 이제는 내 주장을 인정하고 지지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캐나다 딕 파운드 후보와의 밀약설이 나돌고 있는데

△우연히 만나 함께 식사한 것 이외에는 특별한 이야기를 나눈 게 없다. 파운드후보가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스캔들을 조사하면서 한때 소원한 관계였지만 곧 예전의 관계로 돌아갔다.

-앞으로 선거전은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

△곧 IOC윤리위원회에서 선거 운동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이다. 이를준수할 것이다. 다만 오는 28일부터 5월2일까지 국내에서 IOC박람회가 열리는데, 이때 사마란치 위원장이 방문하고 문화교육위원회와 기념사업위원회 등 2개 회의가 열리면서 15명 내외의 IOC위원이 내한한다. 선거법에 어긋나지 않는 한도에서 가능한한 많은 위원들을 만나야 하지 않겠는가.



-지난 21년간 지배해온 사마란치 위원장의 지지는 기대할 만한가

△사마란치 위원장은 중립을 지킬 것이다. 또 그의 지지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보편타당함, 어느 누구와도 어울리는 융화, 그동안의 업적, 미래를 향한 비전을 무기삼아 싸울 것이다.

-60세 미만인 다른 후보들에 비해 70세의 나이가 부담스럽지 않은가

△실제 일을 하는 것을 보면 내가 훨씬 건강하다. 사마란치위원장도 80이 넘은나이에도 아무런 착오없이 일을 처리했으며 세계적인 지도자들도 나이와 상관없이일을 추진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