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요계의 가장 큰 이슈는 ‘핌프 록’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들고 4년여만에 돌연 컴백한 서태지와 식을 줄 모르는 뮤직비디오 붐, 유난히 하반기에 두드러졌던 가수들의 여러 사건 사고였다.

음악활동을 중단했던 서태지가 지난 9월, 하드 코어 계열의 <울트라맨이야>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일단은 성공적으로 컴백무대를 마쳤다. 이후 국내에서는 강렬하고 충동적인 메탈 사운드의 비주류 음악이 수면위로 올라왔지만 다소 생소한 장르였던 만큼 실험성이 큰 모험이었다.

97년 조성모의 <투 헤븐> 뮤직비디오 이후 뮤직비디오에도 블록버스터라는 말이 생겨날 만큼 수억원을 들인 뮤직비디오 붐은 올해도 여전했다. 선두에는 올해 <가시나무>와 <아시나요>로 200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린 조성모의 <아시나요> 뮤직비디오.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이 뮤직비디오에는 7억여원이 투자됐다. 이와 함께 영화 <장군의 아들>을 연상케 하는 김성집의 <기약> 도 7억원을 투입, 음반 마케팅에서 뮤직비디오가 필수인 양 인식되었다. 이런 붐은 트로트에까지 영향을 미쳐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가 뮤직비디오로 제작되었고, 크라잉 넛 노 브레인 등 인디 밴드들도 뮤직비디오 만들기에 합류했다.

올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유난히 많았던 가수들의 사건 사고.

<선택>으로 데뷔, <대쉬> <새드 살사> 등 연이은 히트곡을 배출하며 여성가수로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던 백지영의 사생활이 담긴 비디오가 유출돼 인터넷 등을 통한 개인의 사생활 침해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여기에 그룹 HOT 멤버 강타의 음주사건과 클론의 강원래 하반신 마비 등이 연일 사회면을 장식했다.

또한 주목할 것은 일본 대중음악 3차 개방과 함께 당초 일본 음악이 국내 가요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리키 마틴 등 내로라하는 월드 스타들이 내한공연을 펼쳤으나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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