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판 위패 등 보관가옥 폐가로 유실위기




1884년에 조직돼 보부상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던 창녕 보부상단의 ‘유물’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역대 보부상의 우두머리인 반수(班首)와 접장(接長)의 위패 127위와 현판 2점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유실될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창녕보부상단의 위패와 현판은 지난 74년까지 창녕 시장통 상무사 건물에 있었으나, 시장 주변 개발계획에 따라 상무사 건물이 헐림에 따라 창녕읍 말흘리 오박골의 한 가옥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이 가옥이 폐가가 되면서 위패와 현판이 땅에 굴러다니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 상태가 계속될 경우 창녕보부상단의 역사는 그야말로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옛 보부상단의 명맥을 이어오던 ‘창녕상무사’계원들은 위패와 현판을 창녕박물관으로 옮겨주던지 현 건물을 보수하는 한편 관리인을 두어 이 유물들을 보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경희 영남대 강사는 이에 대해 “창녕 보부상단은 문헌자료가 전하는 몇 안되는 보부상단 중 하나”라며 “지금껏 밝혀진 바로는 영남의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박 강사는 특히“창녕보부상단은 도내 타 지역 보부상단의 대부분이 부상(負商)이었던데 반해 부피가 작고 값비싼 물건을 취급하던 보상(褓商)이었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반수와 접장의 위패와 현판은 박물관에서 충분히 관리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창녕보부상단 회장 오학도(84 창녕군 창녕읍 교동)씨는 이와 관련“위패와 현판 관리를 위해 당국에 예산을 요청했으나 번번히 무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창녕보부상단 유품 35점은 지난 92년 7월 중요민속자료 30호로 지정됐으며, 이중 인장 책자 등은 현재 창녕박물관에 보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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