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이 맛있어…아줌마, 이것 조금 싸주면 안돼요

삼겹살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김해 장유까지 가봤다. 정우농장 김해점. 고성에서 특수 사료로 사육한 고기를 직접 공급받는, 아직 많지는 않지만 경남을 중심으로 한 체인점 형태의 식당이다. 어떤 종류의 식당이든, 체인점은 보통 맛은 있을지언정 그 집만의 특징이랄 게 없다. 하지만 이 식당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물론 제공받는 삼겹생고기도 맛있다.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없을 뿐 아니라 육질이 연하고 익힌 뒤 식어도 금방 딱딱해지지 않는다.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포화지방산의 수치도 적다고 한다. 돼지고기로는 최초로 특허를 받았다고 하니 보통 돼지고기가 아니다. 이나 잇몸이 부실한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고기가 부드럽다. 두툼하고 느끼한 맛이 없다.

하지만 특히 이 집이 입소문을 타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갓김치와 된장! 주인 아주머니 김문순(54)씨가 직접 담아 내는 갓김치와 된장은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따로 싸달라고 할 만큼 맛이 좋다. 새콤하지만 너무 시지도 않고 적당히 짜고 적당히 매콤한 갓김치, 짠 맛이 적고 담백, 고소해 이것 하나만 손가락으로 살짝 찍어먹어도 맛나는 된장. 이것은 이 집만의 특징이다.

보통은 삼겹살을 먹을 때 소금·참기름 장에 찍어먹는데, 여기는 갓김치에 싸먹거나 된장에 찍어먹기를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권한다. 부드럽고 담백한 돼지고기와 새콤한 갓김치 혹은 고소한 된장의 맛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고기도 살살 녹고 그 맛에 먹는 사람도 살살 녹는다. 이 된장으로 만든, 밥 먹을 때 나오는 된장찌개도 별미. 시래기와 조개를 넣고 끓여 시원하고 담백하고 구수한 국물이 인기다.

이 집에 반하는 이유가 또 한가지 있다. 고기집에서 보기 힘든 푸짐하고 다양한 밑반찬이 그것. 고기를 먹을 때 10여 가지 정도의 밑반찬이 나온다. 밥을 먹을 때는 새로운 반찬이 서너 가지 또 딸려 나온다. 동치미, 백김치, 배추김치 등 다양한 김치와 찹쌀전병, 두부무침, 고들빼기 등 모두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만든 반찬들이다. 그것들이 그릇에 담겨서 나오는 모양새를 보면 그 하나 하나에 얼마나 정성을 쏟는지가 보인다. 아주머니가 음식에 쏟는 정성은 직접 끓여 내는 은은한 보리차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반찬만 가지고 다른 식당을 해도 크게 성공하겠다”고 손님들이 말할 정도로 맛은 기본이다.두툼한 삼겹생고기는 몇 점만 집어먹어도 배가 부르다. 그래도 갓김치, 된장과 같이 먹으면 자꾸 입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적당히 먹을 것. 다양한 반찬들과 고기 뒤에 나오는 된장찌개도 놓치면 안되니까. 삼겹생고기·목살생고기 4000원(1인분). (055)312-9307.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