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사는 국립정신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과정을 마치고 현재 마산 파티마병원 신경정신과에서 근무하는 왕근수 과장이다. 왕의사가 들려주는 뇌와 심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현대인의 자기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성경수(32)씨는 초·중·고교시절 학업성적이 우수했다. 그러나 사회생활에선 우등생이 되지 못하고 대인 관계도 원만치 못하는 등 늘 뒤처진 자세로 회사를 다녔다. 성씨에 반해 그의 친구중 학업성적은 별로인데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고 사교성이 좋았던 이모씨는 오히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두 사람의 성격은 뇌의 균형과 관련이 있다.

성씨와 그의 친구를 비교해볼 때 성씨는 지적인 부분은 우수하지만 감정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지적인 부분 중에서도 언어·논리부분은 우수하나 비논리적이고 감성적인 부분, 예능적인 부분이 부족한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맡은 일은 열심히 하지만 자신과 전체와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능력, 전체적인 윤곽과 개념을 파악하는 능력, 융통성, 새로운 것에의 적응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좌뇌는 언어적이며 논리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우뇌는 비논리적이며 감성적·공간적·기하학적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뇌의 기능이 이렇게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되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언어중에서도 시그널 부분은 좌뇌의 기능이며 억양이나 언어에 실리는 감정은 우뇌의 기능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좌뇌우월인지 우뇌우월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판별은 쉽지 않다. 후천적이기보다는 선천적으로 결정되는 부분이 많으며, 임신중 성호르몬과 관련이 많다는 것만 뇌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 보고되고 있다. 또 임신중인 여성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태아의 뇌의 분화와 우뇌 발달이 잘 안 된다는 보고도 있다.

그리고 우뇌기능의 계발은 쉽지 않으며 아직까지 그에 대한 연구도 미미하다. 단지 이미지 훈련·음악감상·왼쪽신체 부분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왼쪽신체를 주로 사용하는 것은 말더듬이와 같은 언어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는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다. 논리나 언어의 부분은 많은 부분을 컴퓨터가 대체할 수 있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른손잡이이고, 생활도 오른손잡이에게 편리하게 맞춰져 좌뇌기능이 우월하다.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창의적인 부분은 인간의 몫이다. 인간의 몫을 담당하는 우뇌의 계발과 뇌의 균형적인 발달이 중요하다. 뇌의 불균형적인 발달이 초래하는 문제는 그 사람의 여러 가지 능력뿐만 아니라 성격·직업·적성 등 여러 분야에서 그 사람의 일생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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