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은 옥환이 제 음중에서 꺼내주는 말린 대추를 보면서, 먹기를 권하자 기겁을 했다.

“예에, 잡수십시오.”

“이것을 까먹으라고?”

“방중비약(房中秘藥) 중에서 최고입니다. 원래 대추란 것은 내장의 쇠약을 고치고, 노화를 방지하며, 오줌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한편, 정신 안정제로도 즉효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여성의 분비액으로 불린 대추여서 폐하에게 절륜의 정력을 드릴 것입니다.”

현종은 한참을 미적거리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옥환이 제 음부에서 꺼내주는 대추를 씹었다. 그런 후 현종은 가까스로 말했다.

“얼마 동안 너와의 교접을 삼가고 싶은데, 어떨까?”

옥환과의 성교 때 현종은 그녀가 너무도 격렬했던 상황을 기억해 내고는 치를 떨면서 말했다.

“단 한번으로 놀라셨습니까?”

“그래, 단 한번으로!”

“그것은 옳지 않은 생각이십니다. 천지 음양의 두 기(氣)가 열렸다 닫혔다 하며, 춘하추동?주야명암의 변천은 있게 마련입니다. 인간은 이 음양의 원리에 따라 사계절에 순응해 생의 영위를 되풀이하는 것입니다.”

“이토록 힘이 드는데도? 물론 쾌락감은 극치였다만.”

“지금 이 원리를 거역하여 교접을 중단해버리신다면, 정력이 억제되어 음양의 길이 영원히 막혀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정력을 보강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억울한 일이지. 그렇다면 짐은 어떻게 하여야 되는가?”

“연기(練氣)의 법을 반복해 낡은 기(氣)를 토해내고, 새로운 기를 흡수해 스스로 건강유지에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남성 자신을 가동시키지 않으면 앉은뱅이 꼴이 되어 쓸모없는 인간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연기법뿐만 아니라 도인(導引)의 법이란 것도 있습니다만…….”

“다른 방법도 있다고?”

“별 것 아닙니다. 당장에라도 사정(射精)할 것만 같은 정기를 참아 사정하지 않게 하는 환정법(還精法)을 구사해 정기를 체내에 비축하게 되면 몰라볼 정도로 원기가 왕성해지는 법도 있다는 얘깁니다.”

“사내가 사정을 하는 즐거움이 없다면 무엇 때문에 여자와 교접을 하겠는가?”

“물론 그것은 ‘소녀경(素女經)’에 쓰여 있는 방중술에 불과할 뿐입니다. 만일 그대로 했다간 원기가 왕성해지는 효과는 있을 지 모르나 자식은 태어나지 않겠지요.”

그래 놓고 옥환은 방그레 웃었다. 그런 옥환이 현종은 그토록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조금 전 옥환이 내민 차 때문인지 신통하게도 남성의 성물(性物)이 다시 살아나왔다.

“그 참 이상하구나.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짐은 거의 까무라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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