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찌개’…뜨듯한 밥 한공기 금세 ‘뚝딱’

귀가 얼얼한 정도로 바람이 차갑다. 이렇게 추울 때는 그저 보글보글 끓는 찌개와 뜨듯한 밥 한 그릇 먹는 게 제일이다.

하지만 이 찌개라는 것이 만들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예상 밖의 고난이도 요리라 제대로 된 맛을 내는 것은 참 힘들다.

또 들어가는 재료도 각양각색이어서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그렇다보니 먹는 사람들도 기대하는 맛이 제각각이라 ‘○○찌개는 이런 맛이어야 한다’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그래도 ‘얼큰한 맛이라면 이 집’, ‘구수한 맛이라면 저 집’하는 식의 맛있는 집들은 있게 마련. 톡 쏘듯 맵고 느끼한 맛이 없는 깔끔한 찌개를 좋아한다면 21세기 분식의 찌개들이 제격이다.

21세기 분식의 메뉴는 아주 다양하다. 김밥, 떡볶이 등의 각종 분식은 물론이고 덮밥류, 국수류 등까지 모두 34가지 정도. 단체로 몰려가도 각자의 입맛에 따라 먹고 싶은 것들을 골라 먹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순두부찌개. 고추장, 된장, 매운 고추, 조개, 돼지고기, 호박, 양파, 파 등 빠지는 것 없이 다 들어간다. 고추장과 된장의 맛이 어우러지고 매운 고추의 칼칼한 맛이 느끼한 맛을 없애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

조개가 들어가서 시원한 맛과 함께 씹는 맛도 즐길 수 있다. 남성들과 30대 이후의 세대들은 순두부찌개와 된장찌개를, 학생들과 여성들은 김치찌개를 많이 찾는다. 제육덮밥도 인기 메뉴.

찌개를 먹을 때 함께 나오는 8가지 정도의 밑반찬들도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만들어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밥상을 받은 기분이다. 생선구이, 콩조림, 멸치조림, 파래무침, 미역무침 등 영양 균형을 맞춘 다양한 반찬들로 푸짐한 한끼를 먹을 수 있다.

21세기 분식은 98년 IMF 직후에 생겼다. 본래 같은 자리에서 89년부터 횟집을 운영했던 주인 아주머니 황여야(48)씨는 불황으로 가게 운영이 어려워지자 분식으로 메뉴를 바꿨다. 횟집을 차리기 전에 유명한 부산의 먹자골목에서 일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그저 내 식구들 먹인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쏟아 넣는 것밖에는 음식 맛을 내는 특별한 비결이랄 게 없다는 아주머니. 그 정성이 듬뿍 담긴 찌개 한 그릇 먹어보자. 찌개류 4000원, 각종 분식류 2000~4000원. (055)246-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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