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팔용중 28일 학생 패션쇼 '눈길'


“1번이 좋아.” “아냐, 2번이 더 깔끔해.”

28일 오후 2시 창원시 팔룡중학교에서 전 학생과 학부모 대표, 교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창진 학생복사업자 연합회에서 출품한 교복 디자인 60여점을 선보이는 패션쇼가 열렸다.

중.고등학교 교복값이 어른 양복값에 맞먹을만큼 비싸 공개입찰을 통한 공동구매가 확산돼가는 시점에서 교복 디자인까지도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들어 결정하기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남.녀학생별로 동복.하복.체육복 등 5종 60점의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각기 매력을 뽐내자 학생들은 환호성으로 응답하며 마음에 드는 교복을 지지하는 토론도 벌이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패션쇼는 마창진학생복사업자연합회(회장 김여생)가 대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교복 시장을 공동구매를 통해 지역 상권에서 되찾고 교복값을 낮춰 학부모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와 협의해 개최했다.

마산.창원.진해지역 16개 학생복 사업자로 구성된 연합회는 선정된 교복을 공동으로 제작.공급한다. 용마고교(구 마산상고)도 30일 이같은 패션쇼를 통해 교복 디자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처음 교복공동구매를 시도한 대구 도원중학교의 경우 18만6000원에 판매되던 교복가격이 입찰 전에는 11만8000원까지 떨어졌으며 입찰로 9만9000원에 납품받으면서 일대 교복가격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거뒀다.

도내에서는 창원 경일고등학교를 비롯해 마산 제일고.제일여중.고 등이 공동구매를 하고 있다. 이중 경일고의 경우 4년전부터 교복을 공동구매하고 있는데 시중에 16~20만원하는 남학생 동복을 10만5000원, 여학생 동복은 9만5000원에 살 수 있다.

이학교 관계자는 “처음 공동구매할 때만 해도 대형 업체들이 관계기관에 투서도 하고 학부모들에게 ‘교사들이 리베이트를 챙긴다’는 등의 헛소문을 퍼뜨리면서 경찰 조사도 받았다”며 “몇년간 지속하다 보니 그같은 오해도 풀렸으며 동.하복을 합쳐 최소한 10만원 이상 절감할 수 있어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팔룡중 서명구 교장은 “남.녀 공학인만큼 남.녀 교복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 좋은데 자칫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으로 선정되지 않을까 우려를 했지만 다행히도 잘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선정됐다”며 “디자인이 선정된만큼 다음달 3일 학교 운영위원회를 열어 구매방법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여생 연합회장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경제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의 이미지와 일치하는 대기업체 교복을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3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입는 교복의 특수성을 감안해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교복을 공동구매를 통해 구입함으로써 학부모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이같은 일을 마련했다”고 했다.

한편 경남도교육청에서도 ‘학생교복 선정 구입 지침’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내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구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학부모 희망을 받아 입찰 등 방법을 선택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교복을 구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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