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좁은 집안에 묘목이나 커다란 화분은 좀 부담스럽다고 느낄 때, 작고 값싸고 먹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예쁜 ‘허브(herb)’ 어떨까. 올 봄 인테리어 걱정도 단숨에 달아난다.

▶허브란 뭘까=본래 라틴어로 ‘푸른 풀’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 쓰임새와 관련해 재밌게 풀이하자면 허브(HERB)는 Health(건강한 삶을 유지하게 하고-약용), Eating(먹을 수 있으며-식용), Refresh(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고-향기식물), Beautiful(주위를 아름답게 하는-인테리어 소품)을 의미한다는 것.

▶허브종류와 쓰임새=좁고 가는 솔잎모양의 잎을 가진 ‘로즈마리’는 향이 강하고 질기며 키가 잘 자라기 때문에 현관에 놔두면 좋다. 로즈마리향은 머리를 맑게 하고 집중력을 높여 수험생의 방에 놔두면 제격.

튼튼한 허브 중의 하나인 ‘민트’는 스피아민트·애플민트·페퍼민트 등 청량감있는 향으로 유명하다. 애완동물이나 아이가 있는 집에는 실내 한 구석에 놓아두어 구충제 역할을 하도록 하자. 가려움증에도 효과가 있어 화장실에 둬도 좋다.

은은하 레몬향의 ‘레몬밤’은 기분전환에 좋다. 생리통을 억제해주고 신경을 고양시켜 우울한 기분을 없애준다.

‘향기를 피운다’라는 학명을 가진 ‘타임’은 흰색에서 분홍색까지 다양한 색의 꽃을 볼 수 있다. 부엌에 두고 요리마다 넣어먹는 ‘키친 허브’의 대표종. 살균효과도 있어 실내 방향제로도 한 몫.

향의 여왕 ‘라벤더’는 잎과 꽃 표면에 빛이 나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그만이다. 따라서 포푸리를 만들어 베개에 넣거나 요즘 같이 황사로 인한 피부 트러블을 방지하기 위해 각종 세정제로 적합하다.

▶구입처와 키우는 방법=근처 꽃집이나 농원에서 화분당 1500원에서 3000원 정도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 손이 많이 가고 약해 보이지만 허브만큼 기르기 쉬운 식물도 없다는 것이 꽃집 주인의 한결같은 말.

‘콜그린(마산시 양덕동)’대표 박혜정씨는 “2~3일에 한번정도 물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햇볕 잘들고 통풍 좋은 곳이면 그만”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허브의 원산지는 지중해연안이므로 오히려 마르는 듯하게 기르는 것이 좋다. 잎이 검게 변하면 그것은 주인의 ‘물고문’ 흔적이라는 것을 잊지말자.

▶허브와 함께 하는 생활=베란다는 물론이고, 부엌창가와 현관에 놔두자. 특히 가스레인지 근처에 두고 육류나 생선요리에 한두 잎씩 뜯어 넣으면 비릿한 맛을 없애준다.

허브차는 아무래도 아직 덜 대중화돼 있다. 각자 마시고 있는 홍차나 원두커피·카푸치노 등에 살짝 얹어 마셔보는 것이 좋겠다. 조금 더워지면 얼음 얼릴 때 한 잎씩 넣어 얼음속에 향과 색을 그대로 보존해 놓았다가 냉차에 넣어 마시면 녹으면서 퍼지는 향과 색에 황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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