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현종이 옥환의 얄팍한 옷을 야수처럼 벗기더니 그대로 옥환의 몸으로 진입했다. 그러니, 자신의 쾌감은 즐기었을 지는 모르나 옥환으로서는 도무지 그게 아니었다. 그러나 황제를 그런 식으로 기를 죽일 수는 없었다. 그녀의 원대한 계략이 있는 한 황제를 그냥 두어서는 안된다고 느꼈다.

“폐하, 무릇 남자란 한 번 끝나고 나면 그것으로 만족하여 잠이 오지만 그와 반대로 여자의 입장에서는 남자의 정액을 쏘이면 쏘일수록 더욱 큰 기쁨을 느끼게 되어 그치려 하지 않는 법입니다.”

그 때 거의 녹초가 되어 있던 현종은 잠결인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건 왜 그러한고?”

“남자는 화성(火性)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 물을 끼얹으면 곧 꺼져버리지만, 여자는 수성(水性)이므로 불을 때면 결국 펄펄 끓어올라서 불이 있는 한 언제까지나 중단하려 않는 체질입니다.”

현종은 한숨을 쉰 뒤 말했다.

“그렇다면 짐은 어떻게 해야 그대를 기뻐하게 할 수 있겠는고?”

“그래서 준비한 차(茶)가 있습니다. 주무시더라도 한 잔 마시고 주무십시오.”

“그런데, 이게 무슨 차인고?”

현종은 쭈욱 한 잔 들이켠 뒤에 물었다.

“구기자(枸杞子)차입니다.”

“구기자에 어떤 효과가 있는고?”

“원래 뿌리의 껍질을 달여 잡수시면 열이 나거나 가슴이 답답한 병에, 특히 결핵성의 미열에 기침약으로 특효가 있습니다. 이를 지골피(地骨皮)라고도 부릅니다.”

“짐이 묻고 있는 것은 왜 짐이 이것을 마셔야 하는가 하는 얘기다.”

“그 잎사귀나 뿌리 껍질인 지골피는 해열과 소화제로서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열매인 구기자는 간장과 신장을 보강하고, 당뇨·요통·각력 부족을 치료하는 데도 효험이 있습니다.”

“짐의 얘기인즉슨……!”

현종이 자신의 조루증에 신경질을 내려는 순간 옥환은 얼른 그의 입을 막았다.

“폐하, 구기자차를 ‘독신자에게는 먹이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건 왜 그러하냐?”

“강장제로 알려져 있으며, 불로장생의 약이기 때문입니다. 백세를 사신 절륜의 노인이 있었는데, 그에게 장수하는 비결을 물었더니 우물물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우물물을 뒤덮고 있는 나무가 바로 구기자나무였습니다. ‘본초강목’에도 ‘먼 길 떠났을 때는 마(麻)와 구기를 먹지 말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현종은 옥환의 말을 듣더니 거푸 세 잔을 마셨다.

그럴 즈음 옥환은 자신의 음중(陰中)에다 넣었던 말린 대추를 꺼내어 황제에게 말했다.

“이것을 잡수십시오.”

“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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