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방송을 통해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를 접했을 때는 일본인들이 무조건 싫었는데, 오늘 수업을 통해 듣고보니 실제 보통의 일본인들은 역사적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무조건적 미움보다 서로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27일 낮 12시 마산중학교 3층 컴퓨터실. 이 학교 1학년 9반 학생 40여명은 3명의 선생님으로부터 ‘특별한 수업’을 받았다.

이날 수업교사는 마산중학교 이인식(48)교사와 일본 도쿄에 있는 학습원대학 테즈오 슈와(51)교수, 그리고 일어통역을 담당교사까지 모두 세명.

교육개혁에 관심이 많은 교사들을 중심으로 7년째 교류를 하고 있는 ‘한·일합동교육연구회’와 ‘일·한수업연구회’ 회원인 이 교사와 슈와 교수가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수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예상했던대로 수업은 한국과 일본에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교과서 역사왜곡과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조용문(14)군은 ‘역사교과서를 왜곡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일본교사로서 교과서 왜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등 뼈있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슈와 교수는 “비록 나 자신은 전쟁이후에 태어난 세대지만 일본이 전쟁으로 한국민에게 고통을 준 것은 사실이고 당연히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에서도 일부 우익정치인이 진실을 왜곡할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을 인정하고 역사왜곡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비교적 솔직하게 답변했다.

그는 특히 “새로운 역사책이 일본학교의 역사교과서로 채택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일부 사립학교에서 채택할 수도 있다”며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한국과 일본·중국·대만 등 아시아국가의 공통적인 역사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수업을 마친 뒤 슈와 교수는 마산중학교 교사들과 한국과 일본의 교육실태에 대해 토론을 가진 자리에서“교육현장을 둘러보니 일본보다 한국이 긍정적인 가능성이 많다”고 한국에 대한 인상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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