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을 맡게 돼 기쁘다. 최상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고 전력을 배가시켜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다.”



18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2002 월드컵 한국축구대표팀 수장이 된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54) 감독은 1시간여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이고도 진지하게 취임 소감을 밝혔다.



계약금과 연봉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역대 최고인 10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히딩크 감독은 “한국팀을 맡게 됐으니 이제는 네덜란드를 상대하더라도 이기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월드컵 공동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한국 국민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히딩크 감독과의 일문일답.



-대표팀을 맡게 된 소감은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국중 하나인 한국의 대표팀을 맡게 돼 영광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많은 분들의 협조를 바란다.



-특별히 한국행을 결정하게 된 동기는



△한국 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팀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접촉해온 축구협회 관계자들의 자세가 매우 진지하고 프로다웠다. 또한 월드컵을 유치한 한국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었고고 다른 이들의 충고도 받았 내 스스로 한국행을 결정했다.



-연봉 수준에는 만족하는가



△축구에는 항상 돈이 관여된다. 하지만 액수 보다도 한국에서 축구를 계속하게된 것 자체가 만족스럽다.



-한국축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



△앞으로 한달 동안 여러대회를 치르면서 선수 분석에 전념하겠다. 아시아지역을 벗어나 강팀들과 많은 경기를 가져야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2001년말이나 2002년 초까지 팀을 안정된 수준에 올려 놓겠다.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과 대결했는데



△당시 한국을 5-0으로 이겼지만 선수들의 체력과 정신력은 매우 훌륭했다. 다만 전술상의 허점이 노출됐고 이를 간파해 이길 수 있었다. 그러나 3년전의 상황과는 매우 다르며 세계축구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팀도 많은 문제점을갖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선진축구는 어떤 것인가



△선수들이 90분간 경기를 컨트롤하고 뛰어난 기계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뛰어난 기술과 체력도 중요하지만 전술을 이해하는 게 급선무이며 무엇보다도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



-앞으로 코치진 구성은



△수일내 잘 아는 사람을 통해 새로운 코치를 영입하겠다. 한국의 기존 코치진과 함께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의 팀을 만들겠다.



-네덜란드축구 스타일이 한국에도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한국선수 중에도 좋은 기술과 체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 네덜란드 스타일을적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눈여겨 본 한국 선수들은



△지금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에서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프랑스월드컵때 새로운 선수들을 선발해 네덜란드 선수단을 구성했고 상당한 효과를 봤다. 무명의 선수들까지 전체 선수들을 파악해 좋은 팀을 짜도록 하겠다.



-월드컵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축구협회가 전력을 기울이고 있고 홈구장의 이점도 있다. 한국팀의 목표도 우승이 아니라 현실적이다. 전술 향상에 힘쓴다면 좋은 성적을 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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