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서 영화 감상·출장 중 골프 파문·'귀족학교'발언 두고 도의회 임시회서 설전

여영국(노동당·창원5) 도의원이 8일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장 단상에 서서 홍준표 도지사와 격한 설전을 벌였다.

이날 설전의 시작은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영화 예고편을 감상한 홍 지사의 태도에 대한 여 의원의 지적이었다.

여 의원은 "지난달 12일 제가 5분 발언할 때 영화 예고편 감상하셨죠. 그래도 되느냐"고 묻자 홍 지사는 "하도 한 말 또 하고 해서 지루해서 주말에 영화 보려고 <장수상회> 예고편 봤다"며 "제가 말씀 안 들은 것도 아니고 귀로는 다 들었다"고 답했다.

여 의원은 "의회 모니터가 영화 보라고 있는 것입니까. 영화 보면서 듣긴 뭘 들어요"라고 하자 홍 지사는 "국회의원처럼 야한 동영상을 본 것도 아니고. 내가 잘했다고는 하지 않겠다. 굳이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8일 경남도의회 제32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홍준표 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논쟁은 '간디학교 귀족학교' 발언으로 옮겨갔다. 여 의원은 "간디학교를 귀족학교라고 했죠. 귀족학교라는 단어가 어디에 나오냐"고 하자 홍 지사는 "특목고인 김해외고와 비교해도 연간 100만 원 정도 수업료가 더 많고, 일반고보다 연간 학부모 부담액이 6배이다. 1학년 때 1인당 37만 원 경비로 수학여행을 제주도로 가고, 2학년 때는 180만 원 들여 해외로 간다. 다른 학교에는 없는 한 해 44만 원의 간식비를 낸다. 이런 학교에 연간 6600만 원에 이르는 급식비를 줄 필요가 있느냐. 입학기여금만 500만 원이다. 부유층 귀족학교 아니냐"고 답했다.

여 의원이 재차 "진주의료원 폐업할 때도 귀족노조라고 했다. 무슨 기준으로 학생까지 '귀족학교'라고 하느냐. 그 발언 사과할 생각 없느냐"고 묻자 홍 지사는 "제가 왜 사과하느냐. 명예훼손이라는데 명예증진이라고 생각한다. 이튼스쿨 같은 귀족학교가 한국에 있으면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8일 경남도의회 제32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여영국 도의원이 도정 질문을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설전은 미국 출장 중 골프 논란에서 절정에 달했다.

여 의원은 경남도가 밝힌 공식 일정에 빅 바이어 면담이라고 계획된 날 골프를 한 점, 경남도 통상자문관인 주 모 씨 집에서 잔 이유, 주 씨와 홍 지사의 평소 관계, 주 씨의 통상자문관으로서의 역할 등 그간 보도매체에 나온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홍 지사도 그간 경남도가 밝힌 내용으로 답했다.

하지만 다소 여유롭던 홍 지사 표정은 도정질문 막판에 굳어졌고 목소리는 높아졌다.

여 의원은 한인 대상 미국 현지 지역언론인 <선데이 저널>에 "이 기사 끝에 '홍 지사의 해외(LA) 부동산 차명 소유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하자, 홍 지사는 "지라시도 안 되는 매체를 두고 어떻게 저런 말을 하느냐. 하도 말을 지어내니까 미국 가면 (현지매체와) 인터뷰 안 한다. 내 재산은 아이들이 대기업 간부로 일해 늘어난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 홍 지사는 "언론을 빙자해 내 재산에 문제가 있다는 것, 증명을 하시라. 이건 내가 용납할 수 없다. 음해성 발언, 이건 내가 꼭 사법 대응하겠다"며 상당히 격하게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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